앵커 : 북한의 공장, 기업소들이 어설픈 '독자경영체제' 도입으로 인해 큰 혼란을 빚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섣부른 '독자경영체제' 에 대한 비난 여론이 높지만 중도에 포기하지 않고 밀고 나가면 결국 성공할 것 이라는 낙관론도 만만치 않다는 소식입니다.
북한 내부 소식,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1일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독자경영체제를 도입한 ‘혜산신발공장’ 노동자들이 지난 달 받은 월급은 우리(북한)돈 1천원에 불과했다”고 ‘혜산신발공장’의 어려운 형편을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혜산신발공장’은 양강도에서 ‘새경제관리체계’에 따른 ‘독자경영체제’를 처음으로 도입했다고 소식통은 전했습니다. 그러나 ‘독자경영체제’ 시행 첫 달에만 노동자들에게 월급 3만원을 주었을 뿐, 이후로는 월급을 거의 못 주고 있다고 그는 말했습니다.
같은 날, 양강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지금 시행하고 있는 공장, 기업소 ‘독자경영체제’는 계란 한 알을 팔아 메추리알을 한 알 사게 되는 그야말로 미련하기 짝이 없는 생산체제”라고 맹비난했습니다.
북한 당국은 공장, 기업소들에 ‘독자경영체제’ 도입을 강요하고 있지만 실제로 ‘독자경영체제’ 도입을 위한 한 달분의 원료나 자재조차 대주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그는 이야기했습니다.
때문에 북한 당국은 각 생산단위들에서 자체로 한 달간의 원료, 자재를 해결해 생산을 한 다음 거기에서 나오는 수익금을 은행에 입금시키면 다음 달부터 내각에서 필요한 원료와 자재를 내려 보내주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고 그는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원료, 자재의 단가가 수시로 변하는데다 원료, 자재가 제 때에 내려오지 않고, 전기마저 제대로 보장되지 않아 ‘독자경영체제’를 도입했던 공장, 기업소들이 생산을 못해 큰 빚을 떠안고 나앉는 실정이라고 그는 비난했습니다.
반면 지난 8월 31일, 자유아시아방송과 연계를 가진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어떻게 첫 술에 배부를 수 있겠는가?”라면서 “아직은 모든 게 엉망이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점차 독자경영체제의 질서가 잡힐 것”이라고 ‘독자경영체제’의 앞날을 낙관했습니다.
하지만 이 소식통도 지금 중앙에서 하라는 대로 하면 ‘독자경영체제’가 실패할 수밖에 없다며 비록 불법이긴 하지만 은행을 거치지 않고 중국 장사꾼들을 통해 직접 원료, 자재를 구입하면 웬만한 공장들은 가동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실제 종업원이 몇 명 안 되는 국경연선의 일부 공장, 기업소들은 그런 방식으로 운영을 하고 있다”며 “지금은 경험적인 단계여서 혼란이 많지만 포기하지 않고 계속 하다보면 반드시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는 희망적인 전망을 내놓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