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협동농장에 ‘톱밥인분’ 허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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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 당국이 협동농장들에서 '톱밥인분' 생산을 격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는 '주체농법'만 고집하던 북한당국이 처음으로 주민들의 방식을 받아들인 긍정적 사례라고 소식통들은 강조했습니다.

서울에서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새해 농사를 위한 밭갈이가 한창인 북한에서 대체비료인 ‘톱밥인분’ 생산이 활발히 벌어지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전해왔습니다.

기존의 ‘흑보산 비료’ 생산을 더 이상 고집하지 않고 협동농장들마다 ‘톱밥인분’을 빠르게 받아들이는 추세인데 오히려 북한 농업당국은 파종기가 시작되기 전에 더 많은 ‘톱밥인분’을 생산하라고 독려까지 하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이와 관련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요즘 들어 갑자기 ‘톱밥인분’을 생산한다고 난리들”이라며 “예전 같으면 지금 한창 ‘흑보산 비료’를 생산할 때인데 ‘흑보산 비료’라는 말은 아예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고 9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기존의 ‘흑보산 비료’는 부식토 1톤에 화학비료 50kg, 유기질 거름 300kg 정도를 섞어 한달 정도 발효시켜 만드는데 무게가 많이 나가기 때문에 운반이 상당히 어려웠다고 그는 언급했습니다. 그에 비해 ‘톱밥비료’는 판자를 만들 때 나오는 톱밥이나 알을 뽑아낸 강냉이 속괭이를 톱밥형태로 분쇄하고 거기에 분뇨를 섞어 말리는 방법이라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이러한 ‘톱밥비료’는 ‘흑보산 비료’와 달리 발효기간이 없기 때문에 날씨만 좋으면 하루에 많은 량을 생산할 수 있고, 무게도 가벼워 길이 험한 논밭까지 등짐으로 운반하기도 쉽다는 설명입니다.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도 7일 “‘톱밥비료’는 화학비료를 대신해 개인들이 뙈기밭 농사에 쓰던 대용비료”라며 “지금까지는 중앙에서 대용비료로 인정하지 않았는데 올해부터 공식적인 대용비료로 인정이 된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각 도 농촌경리위원회와 시 군 농촌경영위원회들에서 ‘톱밥비료’ 생산을 적극 장려한다는 것은 중앙에서 이미 ‘톱밥비료’ 생산을 승인했다는 뜻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같은 날 또 다른 함경북도의 소식통도 “협동농장들마다 ‘톱밥 50%에 배변 50%를 섞어야 한다’는 ‘톱밥비료 생산규칙’까지 내려왔다”며 “이는 ‘주체농법’에도 없는 인민들의 창조기법을 중앙에서 받아들인 첫 사례”라고 의미를 부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