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외국산 명품을 좋아하고, 다양하고 화려한 것을 더욱 지향하는 북한주민들의 패션, 즉 옷차림의 변화는 주민들의 의식과 사회 변화를 보여준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정아름 기자가 보도합니다.
중국 베이징에서 자유 기고가로 활동하고 있는 루-하이 량 씨는 최근 "북한 패션의 발전" ("THE RISE OF FASHION IN NORTH KOREA")이라는 제목의 온라인 사진전 과 글을 영국의 패션잡지 데이즈 앤 컨퓨즈드(Dazed and Confused)를 통해 소개했습니다.
특히, 량 씨는 온라인 사진전 중 북한 여성들 이 단체로 찍은 사진을 공개하면서 여성들이 외국 명품 브랜드, 즉 상표 ‘크리스찬 디올’ (Dior)과 ‘프라다’(Prada)의 핸드백, 즉 손가방 모조품을 들고 있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이는 중국에서 수입된 명품 모조품으로 추측된다는 설명입니다.
더구나, 그가 공개한 사진들을 보면 북한 여성들이 입고 있는 옷과 들고 있는 핸드백들은 형광 분홍색, 밝은 연두색, 큰 꽃 무늬 등으로 눈에 띄고 화려한 다양한 색깔과 디자인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또, 북한 여성들이 신고 있는 하이힐, 즉 높은 굽의 구두가 적어도 10 센티미터 이상은 돼 보여 주목을 끕니다.
량 씨는 특히 북한 여성들 사이 이러한 옷차림의 변화가 김정은 제1비서의 부인 리설주를 따라 하고 싶어하는 영향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실제로, 최근 한국 국가정보원은 리설주가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명품 브랜드를 선호한다고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인 레드 발렌티노 외투를 입고, 수백만 원대의 프랑스 브랜드인 크리스찬 디올의 검정색 핸드백을 즐겨 드는 모습이 잇따라 포착됐습니다.
량 씨는 이어 북한 주민이 어떤 외국인 여행 가이드에게 미국 선글라스 브랜드 ‘레이 밴’ (ray-ban)을 어떻게 구하는 지 문의한 경험담도 들었다면서 “북한 사람들은 유명 브랜드를 좋아하며, 잘 알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렇게 북한 주민들의 패션의 변화는 사실상 인식과 사회 변화를 의미한다는 주장입니다. 탈북자 최철남 씨도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의 엄격한 통제 속에서도 북한 여성들은 옷과 머리 모양 등을 다양한 개성과 변형을 통해 아름다움에 대한 욕구를 더 표현하기 시작했다고 전했습니다.
최철남 : 남북 여성이 똑같은 것은 옷에 관심이 많다는 거예요. 그래서 같은 옷이라도 예쁘게 꾸며서 입는 분도 있고 같은 바지라도 다리에 약간 달라붙게 입는 사람도 있어요.
량 씨는 또 최근 ‘비밀에 싸인 북한’ (North Korea Confidential)이라는 책을 공동 저작한 제임스 피어슨 로이터 기자를 인용해 “북한 정권은 주민들의 삶과 의사 결정에 엄청난 통제와 권한을 행사하며, 그 중 가장 두드러진 부분 중 하나가 주민들의 옷차림 통제”라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오늘날 북한에서는 더 이상 ‘공산주의’라고 부르지 못할 정도로 경제활동이 이뤄지고 있으며, 옷차림, 소비행태, 유행 등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