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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3월 천안함 폭침 사건 후 남한정부가 북한으로 들어가는 돈줄을 죄겠다며 취한 5.24 대북 조치로 인해 남북한의 상거래는 전면 중단되었습니다. 5.24조치 1년 반이 지난 요즘 남한상인들의 북한 농, 수산물 수입재개를 위한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고 합니다.
중국에서 김준호 특파원이 전합니다.
최근 북한과 중국의 교역이 가장 활발한 중국 단동에는 북한의 농산물과 수산물 수입을 위해 한국에서 온 상인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단동 현지의 소식통이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했습니다.
이 소식통은 “한국의 상인들이 주로 수입하는 북한의 농수산물은 바지락과 북한산 들깨가 주종을 이룬다”며 “이 밖에도 중국 상인들이 수입한 북한산 고사리나 한약재들이 단동해관 보세창고에서 한국 상인들에 팔려나갈 때를 기다리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북한 농수산물을 한국 상인들이 수입해 가는 과정은 중국의 조선족 중개무역 상인들에 의해 주도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과 한국의 무역 상인들을 자유롭게 접촉할 수 있는 중국 조선족 상인들은 북한으로부터 싼값에 농수산물을 넘겨받아 많은 이익을 남기고 상인들에 되파는 형식입니다. 이 과정에서 조선족 무역상들은 통관서류를 꾸며 북한산 농수산물을 중국산으로 둔갑시킨다고 합니다.
한국 인천에 있는 중국 수산물 수입업자 임 모 씨는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5.24조치가 발효된 직후에는 남한 세관 당국이 족집게로 집어내듯 중국산으로 위장한 북한산 농수산물을 가려내 통관을 거절했으나 최근에는 눈에 띄게 북한산 농수산물에 대한 검수가 느슨해져 통관에 어려움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임 씨는 “북한산 고사리나 들깨 같은 것은 조금만 눈여겨보면 중국산과 북한산이 쉽게 구분된다”고 설명하고 “통관서류만 중국산으로 갖추어 제출하면 통관시켜주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중국 단동에서 북한산 바지락을 한국에 들여보내고 있는 조선족 이 모씨는 “그동안 5.24 조치 때문에 중국산 바지락도 북한산으로 오인 받아 한국에 수출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면서 “그러나 최근에 북한산 바지락도 중국산으로 산지증명을 만들면 문제될 게 없으니 바지락을 보내달라는 한국 업자의 주문이 많다”고 말했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중국의 한 대북 소식통은 “한국의 신임 통일부 장관이 취임하고 대북정책에 유연성을 강조하면서 대북 인도적 지원과 일부 종교단체 인사들의 방북도 허가하는 등 남북교역의 숨통이 트이고 있는 느낌이 든다”고 평가하고 “그동안 방북길이 막혀 대기하던 북한관련 민간단체들의 인사들도 방북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