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1년전 북한에서 일어났던 큰물피해가 올해에도 또다시 우려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북한주민의 고통은 아랑곳하지 않고 핵과 미사일 개발에만 열을 올리는 북한 당국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보도에 홍알벗 기자입니다.
지난해 8월말 북한 두만강지역을 휩쓸고 지나간 태풍 라이언록.
이때 쏟아져 내린 폭우로 홍수가 발생해 500여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됐고 60만명의 수재민이 발생했습니다.
크리스 스테인스 ( 국제적십자사 북한사무소장 ): 홍수 때문에 10만명이 넘는 북한 주민이 다른 곳으로 대피했구요, 538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CNN)
1년이 지난 지금, 더 큰 피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미국의 외교전문지 더 디플로맷은 최근 북한의 가뭄실태를 소개하면서 미리 대비하지 않으면 감당하기 어려운 피해를 입게 될 거라고 지적했습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가 북한이 올해 2001년 이후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다고 발표한 가운데, 토양의 수분이 다 빠져 나가면서 지표가 딱딱하게 굳어져서 비가 올 경우 빗물을 흡수하지 못하게 되고 땅속으로 들어가지 못한 물이 모여 홍수를 일으킨다는 겁니다.
게다가 대부분의 북한 땅은 나무가 거의 없는 벌거숭이여서 산사태 피해가 클 수 밖에 없다고 전문가는 말합니다. 한국 시민환경연구소 백명수 부소장입니다.
백명수 ( 시민환경연구소 부소장 ): 북한의 홍수 피해는 크고 작게 매년 되풀이되고 있는데, 주요 원인은 북한의 농업 방식, 즉 산을 깎아서 밭을 만드는 다락밭의 형식입니다. 이 밭을 경작하게 되면 산림이 황폐화되고 산의 토사가 비가 내리면 쉽게 흘러내려 하천과 강바닥을 높여서 범람에 취약하게 만드는 구조입니다.
디플로맷은 극심한 가뭄으로 큰 자연재해가 예상되는데도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은 핵과 미사일 개발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며, 대비책을 세우지 않으면 주민들의 고통은 가중될 거라고 경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