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대마재배 지시에 의혹의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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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이 역삼(대마·hemp)를 대대적으로 재배하도록 주민들에게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역삼 기름을 짜서 항공유를 만들기 위해서라는데 주민들은 역삼의 실제용도에 대해 의문을 품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15일 “최근 도내의 모든 구역에서 역삼(대마) 심기 운동을 대대적으로 벌일 데 대한 방침이 내렸다”면서 “역삼 심기는 자체로 항공유를 생산하기 위해 전국적으로 벌이는 운동으로 알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북한에서 대마는 기름작물인 역삼으로 불린다며 “역삼심기 과제로 매 인민반에 100kg의 역삼씨를 바치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인민반에서 100kg의 역삼 씨를 수확하려면 100m²이상의 재배면적이 필요하다”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또 “역삼을 전 군중적으로 심을 데 대한 중앙의 지시는 각 동사무소를 통해 인민반에 전달됐다”며 “인민반마다 부양가족들을 중심으로 역삼을 가꾸기 위한 부업조를 만들고 경작지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 “인민반마다 역삼 심기 과제 수행을 위한 부업조가 조직되자 부양가족들은 앞다투어 ‘부업조’에 들어가려고 경쟁한다”며 “역삼재배 부업조에 들어가면 농촌지원을 비롯해 각종 사회적동원에서 제외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같은 날 함경북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올해의 역삼심기는 당의 자강력 방침을 관철하기 위한 중대사업으로 지정되어 내려왔다”며 “지난해부터 항공유 자체 생산을 위해 시범적으로 역삼을 심었는데 실제 대마유가 항공유로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소속된 세대 수에 관계없이 매 인민반마다 무조건 역삼씨 100kg을 바치라는 당국의 지시로 주민들의 불만이 높다”며 “인민반은 지역에 따라 작게는 30세대, 많게는 40세대가 넘는 곳도 있는데 일률적으로 과제를 내리면 이를 주민들이 어떻게 받아들이겠냐”고 비난했습니다.

또 농촌지역이나 도시의 단층 주택들은 텃밭이라도 있지만 도시의 아파트는 텃밭이 없는데 중앙에서 재배면적도 고려하지 않고 막무가내로 인민반들에 역삼씨 과제를 부과해 이미 조성된 잔디밭을 뒤엎는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들은 “그동안 역삼은 중국 무역상들이 무더기로 구입해 가 주민들 속에서 마약의 원료로 쓰인다는 얘기가 널리 확산되고 있다”며 “항공유 생산을 빗댄 중앙의 역삼심기 운동에 대해 주민들은 의혹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