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중국 봉제공장에 파견되어 일하고 있는 일부 북한 근로자들이 남한회사에서 발주한 일감에 대해서는 작업을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에서 김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남한의 의류제품 회사들이 중국의 봉제공장들에 제품생산을 위탁하고 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그런데 중국 공장에서 일하고 있는 일부 북한 근로자들이 남한회사의 제품생산을 거부하고 나서 중국인 업주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 변경도시에 있는 봉제공장에 위탁해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는 남한의 한 의류업자는 4일 이 같은 소식을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하면서 “공장 사장의 입장을 고려해 내가 생산공장을 방문하는 것은 극도로 자제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소식통은 “경기불황으로 인해 일감 확보에 비상이 걸린 중국 봉제공장 사장들 입장에서는 어떻게든 발주처를 숨겨 가며 북한근로자들에게 일을 시키고 있지만 그에 따른 부작용이 만만치 않은 것 같다”고 전했습니다.
생산을 의뢰한 회사(원청회사)를 숨기려다 보니 생산과정에서 품질검사를 제대로 할 수 없어 제품에 결함이 자주 발생한다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발주자와 중국 공장, 그리고 북한 근로자 감독관 사이에 분쟁이 자주 발생한다고 소식통은 설명했습니다.
이와 관련 변경도시에서 봉제공장을 운영하고 있다는 한 중국인 소식통은 “봉제공장 업주가 제품의 하자에 대한 책임을 강하게 물으면 북한 근로감독관이 근로계약을 파기하고 당장 철수하겠다고 난리를 친다”면서 “이럴 때마다 발주자와 공장 사장은 제품하자에 따른 손해를 감수하면서라도 생산을 맡길 수 밖에 없다”고 하소연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개성공단에서는 남한제품을 전량 생산하는데 중국에 나와 일하는 북한 근로자들이 남한제품 생산을 거부하는 것은 아주 모순된 행동”이라며 “이런 행동이 북한 중앙당의 지침에 따른 것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어떤 공장에서는 수주한 일감이 남한 제품이라는 것을 알아차린 북한 근로감독관에게 얼마간 뇌물을 주면 모르는 체하며 작업을 시작하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