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로 통치자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북한이 자강도 주민까지도 외화벌이 노동자로 내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자강도 주민을 해외 노동자로 송출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하는데요.
왜 그런지 중국에서 김준호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군수산업 시설이 밀집해 있는 자강도는 수도 평양보다 더 엄격하게 통제되는 북한에서는 아주 특별한 구역으로 취급되는 곳으로 알려져 왔습니다.
통행증 없이도 웬만한 지역은 방문할 수 있는 평양 시민이라고 할지라도 자강도 여행만큼은 엄격하게 통제되며 반대로 자강도 주민 또한 외부지역으로의 여행이 엄격하게 제한됩니다.
자강도 주민과 다른 지역 주민이 결혼을 하더라도 결혼한 사람은 자강도에 가서 살아야 할 정도로 북한 당국은 자강도 주민과 외부 지역 사람들과의 소통을 단절시키는 정책을 펴 왔습니다.
이런 모든 것들이 자강도 산속 지하에 밀집해 있는 군수시설에 대한 정보가 외부에 유출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북한당국의 정책에 기인한 것들 입니다.
이 같은 상황임에도 지난 연말을 며칠 앞두고 약 100여 명의 자강도 주민이 중국에 외화벌이 노동자로 파견된 사실이 밝혀져 해석이 분분합니다..
중국의 한 대북 소식통은 이 같은 사실을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하면서 “지금까지 중국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들 중 자강도 주민이 파견된 사실은 처음 접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약 100여 명에 달하는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의 이 여성 노동자들은 자강도 강계와 만포 지역에서 선발된 사람들”이라며 “이들은 중국 랴오닝성 식품가공 공장에 1년 계약으로 파견되었다”고 전했습니다.
자강도 주민은 북한에서도 특별 관리되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는 이 소식통은 “이는 북한 당국이 외화벌이에 매우 긴장하고 있음을 드러낸 것”이라고 풀이했습니다.
북한의 인력 수출 사정에 밝은 또 다른 대북 소식통도 “중국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들은 대부분 평양과 평양 인근의 사람들이 절대다수를 차지하며 투먼 등 지린성에 파견된 노동자들은 주로 함경도 출신 노동자들”이라며 “자강도 주민이 파견되었다는 사실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인력 수출에 전력을 다하고 있는 북한 당국이 이제는 해외 노동자로 파견할 만한 인력이 고갈되었기 때문에 자강도 주민까지도 동원하지 않으면 안 될 처지에 놓여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유엔을 중심으로 한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가 북한 내부에 미치는 영향이 겉으로는 크게 드러나지 않고 있지만 실제로는 군사시설에 대한 비밀 유출 위험을 무릅써야 할 정도로 (북한은) 외화벌이가 더 다급한 사정에 놓여 있다는 반증”이라고 주장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