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대좋고 자녀있는 평양주민만 해외노동 자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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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이 해외 파견근로자의 자격을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방에서의 해외파견 근로자모집을 중단하고 평양 시민들만을 대상으로 모집하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관련 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해외파견 근로자들의 탈출을 막기 위해 특별 대책을 세운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중국에서 발생한 식당종업원 13명 집단탈출 사건을 계기로 해외파견 근로자는 가정토대가 좋고 자녀가 북한에 남아있는 평양시민만을 대상으로 모집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의 한 소식통은 16일 “올 5월부터 대외건설총국에서 시행하던 러시아 파견 건설근로자 모집이 대폭 축소되었다”며 “현재 지방에서의 모집은 중단되었고 평양시 거주자만을 대상으로 근로자를 모집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러시아에 파견된 조선 근로자들은 대개 벌목과 건축공사 등 외화벌이 사업에 종사한다”면서 “특히 블라디보스토크에는 건설공사가 꽤 많아서 북한건설근로자들이 주요 외화벌이를 맡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소식통은 “요즘 해외파견자 모집대상을 평양시민으로 한정하면서 블라디보스토크에 있는 우리 기업소에 파견된 북한 근로자가 2천명에서 500명으로 대폭 줄었다”며 “이들은 러시아 인력소개소로부터 작업장을 배정받아 왔는데 한 달 내내 일하고 월급으로 250-300 달러 정도를 받는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이어 “가끔 인건비를 조금 더 받는 일자리를 구한다 해도 받은 인건비의 대부분을 당국에 바치도록 돼 있다”면서 “기업소 내부규정은 한 달 인건비 중에 70%를 노동당 자금으로 상납하고 나머지를 로임(월급)으로 근로자가 받게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70%의 상납금을 바친 나머지 30%에서 조별 숙식비를 해결하면 남는 게 별로 없다”면서 “설사 조금 남는다 해도 북한의 가족에게 송금은커녕 술, 담배 값에도 부족하다”고 북한 해외근로자들의 실태를 지적했습니다.

이와 관련 러시아 하바롭스크의 한 소식통은 “북한 근로자에 대한 통제와 감시가 어느 때보다 강화되었다”면서 “최근 각 작업반과 조마다 보고체계를 만들어 놓고 식사시간과 장소까지 일일이 점검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지난 6월 초 작업현장에서 조선 근로자 3명이 탈출하려다 공사장 인근에서 체포됐다”며 “북한으로 송환된 그들은 해외에 파견된지 3년이 넘었지만 가족들에게 한 번도 돈을 보내지 못해서 탈출(탈북)을 결심하게 되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와 관련 러시아 근로현장에서 탈북해 최근 한국에 정착한 한 탈북자는 “러시아의 북한 근로자들은 점점 더 열악한 환경에서 노예노동을 강요당하고 있다”면서 이런 판국에 해외근로자 모집자격을 대폭 강화했다면 해외파견 근로자를 모집하는 일 자체가 큰 어려움에 봉착해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