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폴란드에 파견돼 외화벌이에 동원된 북한 노동자들이 작업장에서는 현지인들에게서 비아냥 등 수모를 당하고 숙소에서는 고참들의 폭언과 구타에 시달리는 등 '이중고'를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박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럽연합(EU) 회원국인 폴란드에 파견돼 주로 건설현장이나 조선소, 농장 등에서 일하는 북한 노동자 수는 대략 500-800명선.
이들은 하루 12시간씩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주당 72시간 꼬박 일해서 기술자의 경우 대략 월 평균 150(신참)-300(고참)달러를 버는 걸로 알려져 있습니다.
북한 노동자들은 이처럼 턱없이 낮은 임금뿐 아니라 직장내에서 현지인들에게 비아냥 등 수모를 당하는 경우도 있는 걸로 알려졌습니다.
폴란드 현지 소식통은 10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비록 일부긴 하지만 폴란드 노동자 중에는 북한 노동자를 대놓고 비아냥거리기도 한다고 전했습니다.
이들은 북한 노동자 앞에서 목을 메는 시늉까지 하면서 마치 ‘내가 너희들 처지면 자살하고 만다’는 조소를 보내는 경우도 있다는 겁니다.
낮은 임금에 자유까지 구속받으면서 일하는 북한 노동자이 겪는 어려움은 현지인들의 곱지 않은 시선뿐 아닙니다.
작업장은 물론 함께 생활하는 공동 숙소에서 고참들의 구타와 폭언에 시달리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들어 외화벌이 확대를 위한 해외 노동자 파견이 늘면서 작업장과 공동 숙소에서도 군대식 규율과 처벌이 부쩍 강조되고 있습니다.
자칫 외부세계의 영향 아래 무방비 상태로 노출될 위험을 막기 위해서지만, 이 때문에 인신모독과 구타가 심심찮게 자행되기도 한다는 겁니다.
실제 올 해 7월 바르샤바 인근에서 고참 북한 근로자들이 신참에게 ‘앉아서 휴식을 취했다’는 빌미로 폭언과 함께 집단 구타를 가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또 지난 해 12월에는 그단스크에서 ‘고참에게 반항했다’는 이유로 역시 신참에 대한 집단 구타 사건이 발생해 주모자가 북한으로 소환되기도 했습니다.
외화벌이에 내몰린 북한 노동자들이 낮은 임금과 열악한 환경뿐 아니라 작업장 내 현지인들의 멸시와 북한 동료들의 폭언∙구타 등에도 고스란히 노출돼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