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상점에 중국산 대신 북한산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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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C: 강력한 대북제재 때문인지 최근 북한 상점에는 그 많던 중국산 제품이 줄고 대신 북한산 물건들이 늘고 있다고 합니다. 홍알벗 기자의 보도입니다.

당근맛 치약과 숯이 들어간 마스크에서부터 오토바이와 태양광전지까지, 최근 북한을 다녀온 방문객들은 전에 없이 부쩍 달라진 북한 상점 모습에 놀랐다는 반응입니다.

로이터통신은 8일, 트럼프 행정부 출범과 함께 더욱 강력해진 대북제재 이행 이후 북한 상점의 진열대는 중국산 제품이 있던 자리에 북한산 제품이 대신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 매체는 최근 북한을 방문하고 돌아온 한 사업가를 인용해, 이 같은 현상은 ‘북한내 자금이 밖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막고 자립도를 높임으로써 북한의 주체사상을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의지 때문’이라고 전했습니다.

방송내용 : 미국 등의 대북제재로 인해 중국으로부터의 일부 제품 수입길이 막혔지만, 평양은 눈에 띄게 변화하는 모습입니다. 새로운 건물들이 갑자기 들어서고 길에는 차량들이 부쩍 늘었으며, 상점과 식당에서는 선택의 폭이 늘었습니다.(Bloomberg)

지난 4월 로이터 취재팀도 평양에 있는 상점에 들러 살펴본 결과, 평양 향토 술을 비롯해 과자와 통조림, 커피, 치약, 화장품, 비누, 그리고 자전거 등 다양한 제품들이 진열대를 가득 메웠다고 밝혔습니다.

싱가포르의 대북지원단체인 조선익스체인지의 안드레이 아브라하미안 씨는 “김정은 위원장은 이미 지난 2013년부터 중국 제품을 대신할 것들의 생산을 지시했으며, 고가제품 뿐만 아니라 식품과 같은 저가제품까지 너무 많은 것들이 중국으로부터 수입된다는 지적이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의 중국 의존도는 여전히 높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제품 생산을 위한 원재료는 거의 중국에서 수입하기 때문에 강력한 제재가 등장할 때마다 북한측은 고통스러울 수 밖에 없습니다.

미국의 유력지인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도 지난 1일, 2월에 북한을 다녀온 비엔나대학의 프랭크 루디거 교수를 인용해 “그동안 북한에서는 다양한 종류의 제품 생산을 소모적이고 불필요하며, 있어서는 안될 자본주의적 행태라고 비판해 왔지만, 지금 북한은 소비자중심주의로 전환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보도했습니다.

한편, 피터슨 연구소의 마커스 놀란드 박사는 “김정은이 경제개혁을 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다만 다양한 경제활동을 법으로 억누르지 않으면서 민간이 국가소유의 회사를 매입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조치를 1990년대 김정일 국방위원장 당시 시작했지만, 김정은 위원장 때 와서 본격 시행되는 것”이라고 이 매체에 밝혔습니다.

북한의 이러한 경제적 변화가 핵과 미사일 개발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