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이 주민대상 강연회를 통해 국산화를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주민들은 무엇으로 국산화를 하라는 말이냐며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현지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지난 달 ‘우리당의 방침(1)’에 관한 주민강연을 통해 ‘자력갱생 간고분투의 기치를 높이 들고 국산화의 불길을 세차게 지펴올려야 한다’는 내용으로 강연회를 개최했다는 소식입니다. 현실과 동떨어진 강연내용에 주민들은 크게 반발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함경남도의 한 소식통은 27일 “얼마 전 있은 강연은 설비와 원료자재를 다른 나라에서 수입해서는 경제를 발전시킬 수도 없으며 나중에는 정치적으로 예속되게 된다는 내용이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제 것이라 할 게 아무것도 없는데 자력갱생, 국산화 하라고 하면 무엇으로 어떻게 하란 말이냐며 주민들이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면서 “중공업에서 경공업, 농업분야까지 모조리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현실을 몰라서 하는 소리냐며 참석자들이 목소리를 높였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장마당에 가보면 상품도 전부 중국산인데다 유통되는 화폐도 거의가 중국 돈”이라며 “국산이라고 표시해 놓은 것들도 모두 중국원료와 자재를 들여다 조립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이제는 중국이 없는 조선은 생각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개탄하면서 “당국이 자랑하는 흥남비료공장도 원료와 전기부족으로 비료생산을 못해 현재 전국의 농촌에서 쓰이는 비료는 대부분 중국산”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이어 “지난 2010년 16년 만에 재가동을 시작한 2.8비날론공장 준공식에 김정일이 참가해 비날론이 폭포처럼 쏟아진다고 자랑했는데 재가동 시작 3일 만에 비날론 생산이 멈췄다”며 “전체 도민을 동원해 모은 폐비날론 원료가 생산시작 3일 만에 바닥이 났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26일 “국산, 국산 하지만 전국에서 가동되는 모든 공장들은 중국원료를 사용하고 있다”면서 “이미 주민 생활전반에 중국제품이 뿌리 깊게 자리 잡았는데 국산화를 강조하는 것은 공연한 선전에 불과하다”고 말했습니다.
“현재 그나마 가동하고 있는 공장들은 거의 중국과의 합영기업”이라고 전한 소식통은 “노동신문의 신문지를 생산하는 길주팔프공장이나 국산구두를 생산하고 있다는 청진신발공장도 모두 중국산 원료와 부품에 의존하기는 마찬가지”라고 주장했습니다.
소식통은 “청진신발공장은 중국산 구두밑창과 윗부분을 따로 수입해 공장에서는 단순히 붙이는(접합하는) 일만 하고 있다”며 “그렇게 조립해 만든 구두를 청진 장마당에서 인민폐 60~100위안에 팔면서 국산품이라고 우기는 실정”이라고 전했습니다.
소식통들은 중국이 석 달만 북·중 세관문을 닫으면 조선은 그냥 무너진다, 조선은 이미 중국의 속국이라는 주민들의 말을 전하며 중국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현실에서 현실성 없는 국산화를 강조하는 당국의 처사를 비난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