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김장철을 맞은 북한주민들이 배추와 무값이 올라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알곡농사도 잘 안 된데다 남새농사까지 흉작이어서 반년치 식량이라는 김장을 담그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현지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에서 11월은 한해의 반년식량을 마련하는 김장철로 주민들의 생계대책에 아주 중요한 시기입니다. 알곡농사도 형편이 안좋은데다 배추와 무 농사도 예년에 없이 흉작이어서 남새가격이 계속 뛰어오르는 상황이라고 현지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5일 “김장철을 맞아 배추와 무값이 하루가 다르게 오르면서 주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면서 “한창 김장을 담글 때인데 남새물량이 부족하여 올해는 김장을 못하는 세대들이 많을 것”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청진시 청암구역 직하협동농장은 남새농사를 기본으로 하는 국영농장”이라며 “작년에 당중앙(김정은)에서 평양시 만경대구역 장천남새협동농장을 방문하면서 각 도에 본보기 농장을 만들도록 지시해 직하협동농장도 새롭게 단장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직하협동농장은 인근의 수성천과 그 지류인 직하천 사이에 형성된 넓은 밭 면적으로 하여 청진시에서 남새농사의 최적지로 꼽힌다”며 “하지만 올해는 남새농사가 예년에 없는 흉년이라 남새공급량이 크게 부족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직하협동농장은 본보기 농장이라 도당과 도인민위원회 산하 무역국에서 수년간 중국산 비료와 농약, 필요한 농사설비까지 보장했기에 그나마 수확량을 늘릴 수 있었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올해는 중국산 비료와 농약 수입이 전면 차단되면서 가을 남새농사가 흉년이 들었다”면서 “농장현지에서 배추는 kg당 우리(북한)돈 600원, 무는 400원에 팔리고 있지만 남새물량이 턱없이 부족해 실제로 구입할 수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7일 “김장철이 한창인데 대폭 올라버린 배추와 무값은 아예 내릴 줄을 모른다”면서 “특히 도당의 지시로 남새농장에서 주변 군부대에 남새필지를 분배해 줘 주민들은 남새부족에 시달리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또 “농장에서 남새가 비교적 잘된 포전만 골라 군부대의 김장필지로 넘겨줬다”면서 “그러다 보니 일반 주민들은 김장거리를 밭에 떨어진 시래기를 주어다 해결해야 할 형편에 놓였다”고 강조했습니다.
소식통들은 농촌경영위원회에서 농장들에 남새농사를 자립적으로 할 것을 주문했지만 지금까지 해마다 제공해 온 비료와 농약이 끊긴 상태에서 어떻게 성공적인 남새농사를 지을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