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보안원들도 생활고에 시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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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 국가보안부(경찰)의 성원들조차 배급을 받지 못해 생활고를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뇌물 수입이 많지 않은 보안원의 아내들은 장마당 장사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전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체제를 받쳐주는 사법기관의 성원들조차 형편없는 배급 때문에 뇌물을 받아 생활한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입니다. 그런데 뇌물을 챙기지 못하는 일부 보안원의 아내들이 불법적인 장사로 생계를 이어가면서 부부갈등과 사회문제를 야기하고 있다고 현지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17일 “사법기관에 대한 식량배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보안원 가정들의 살림이 어려워지고 있다”며 “남편이 비록 불법을 단속하는 사법기관의 성원이지만 아내들은 장사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보안원들은 6개월분의 배급을 몰아서 공급받는데 가을철에는 강냉이가루를 받기도 한다”며 “배급받은 6개월분의 강냉이가루는 보관이 어려워 눅은 값으로 장마당에 내다 팔면서 보안원 가족들이 식량부족에 시달리게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소식통은 “국가배급은 매달 입쌀70%, 잡곡30%로 규정돼 있지만 제대로 공급된 적이 없다”며 “6개월에 한 번씩 몰아주는데다 군량미와 감모(운반과정에 감소되는 양)까지 제하면 실지 배급받는 식량은 3/2로 줄어든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같은 날 “보안서에서도 단속권을 행사할 수 있는 호안(교통)과와 수사과, 감찰과는 뇌물로 밥벌이가 되지만 다른 부서는 뇌물 받을 일이 없어 생활고를 겪을 수밖에 없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제 아무리 보안원이라 해도 국가에서 주는 것 받아먹고 사는 사람이 어디에 있느냐”면서 “요즘 보안원들은 오로지 주민들을 쪼아(뇌물을 받아)서 먹고 살기 때문에 주민들조차 보안원들의 단속행위를 그들의 생계를 위한 일상적인 활동으로 생각할 정도”라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국가보위부나 중앙의 힘 있는 기관 성원들과 그 가족들은 대개 서류를 완벽하게 갖추고 있어 보안서의 단속에서 제외 된다”며 “그러다보니 보안원의 단속은 힘없는 일반주민들을 대상으로 이뤄지고 있어 이들이 벌어들이는 벌금이나 뇌물액수도 그리 크지 않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또 “보안원들은 로임도 못 받고 벌이가 시원치 않아도 중앙에서 내리는 과제지원금은 꼬박꼬박 바쳐야 한다”면서 “때문에 대부분 보안원의 아내들이 장사에 뛰어들거나 생활고를 이유로 남편에게 이혼을 요구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