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쿠웨이트에 식당열려다 무산

북한 노동자들이 일하고 있는 쿠웨이트 싸바흐 알 아흐마드 지역의 공사현장. 모래바람 때문에 건물 뒤쪽은 보이질 않는다.
북한 노동자들이 일하고 있는 쿠웨이트 싸바흐 알 아흐마드 지역의 공사현장. 모래바람 때문에 건물 뒤쪽은 보이질 않는다. (RFA PHOTO/ 홍알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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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이 해외 노동자를 많이 파견한 곳인 중동의 쿠웨이트에 식당을 열려고 했지만 현지 사정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진행한 바람에 사업이 무산된 것으로 전해집니다.

김진국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지난해 말부터 중동의 쿠웨이트에 식당을 열려고 직원들을 현지에 파견했지만 개업을 포기한 것으로 파악됩니다.

쿠웨이트에서 16년째 군수품 관련 사업을 해온 한인회 관계자는 식당 사업을 하려는 북한 사람들이 최근 장소까지 확정했지만 포기한 것 같다고 3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말했습니다.

쿠웨이트 한인회 관계자 : 식당할 팀들이 작년 말쯤에 들어왔다고 들었습니다. 한국 태권도 사범이 도장을 열려는 장소였는데 쿠웨이트 인 중계업자가 식당을 하려는 사람들하고 계약하겠다고 말하면서 한국 사람이라고 했다던데, 알고 보니 북한 사람들이었습니다.

쿠웨이트는 러시아와 중국 다음으로 북한이 해외노동자를 많이 파견한 나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한인회 관계자는 북한 사람들이 식당을 열려던 장소가 쿠웨이트의 중심가인 핀타스 지역이었다면서 건물 계약까지 진행했지만 현지 법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서 식당 개업을 포기한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한인회 관계자 : 북한 식당이 두바이에는 몇 군데 있지만 쿠웨이트에는 없습니다. 이 곳에는 술이나 공연과 관련한 법규가 까다로워서 제대로 운영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 같습니다. 술을 팔아야 되는데 여긴 식당에서 술을 못팔게 하니까,

현지 사정에 밝은 소식통도 북한이 쿠웨이트에 식당을 열려고 시도했다는 소문이 있었다고 이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식당 문을 열지 못하게 되자 북한에서 온 사람들은 북한 대사관의 숙소에서 두문불출하며 외출을 삼가고 있다고 한인회 관계자는 덧붙였습니다.

한인회 관계자: (북한사람들이) 돌아가든지 하겠죠, 쿠웨이트에 있는 북한 대사관이 중동 지역의 본부 역할을 합니다. 카타르나 두바이에는 대사관이 없거든요

한편, 이 한인회 관계자는 4년 전까지 4천여 명으로 파악되던 쿠웨이트 내 북한 노동자 중 상당 수가 최근에는 카타르나 인근 중동국가로 이동한 것으로 파악된다면서 현재는 약 2천 700명으로 추산된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