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러 상호 투자 규모 지난해 급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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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러시아가 북한과 경제협력을 강화하려는 의지를 잇따라 밝혔습니다. 하지만 양국 간 투자 규모가 지난해 급감한 걸로 나타나는 등 그 전망이 그리 밝지만은 않다는 지적입니다. 박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러시아가 극동지역에서 북한을 거쳐 한국을 잇는 가스관 건설 사업을 포기해선 안 된다고 빅토르 이샤예프 극동개발부 장관이 23일 밝혔습니다.

극동연방지역의 대통령 전권대표를 겸하고 있는 이샤예프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가스관 건설이 남북한 모두에 이익이 된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이샤예프 장관의 이날 발언은 러시아가 한반도 긴장 상황 아래서도 대북경협을 점차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나왔습니다.

앞서 러시아 언론은 극동 사할린 주정부 대표단이 양국 간 무역 및 경제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곧 평양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최근 보도했습니다.

양국이 농업, 건설업, 임업은 물론 어업 분야에서도 상호 협력할 여지가 많다는 겁니다.

하지만 북러 양국 간 지난해 상호 투자 규모가 급감한 걸로 나타나는 등 그 전망이 그리 밝지만은 않은 상태입니다.

한국 코트라가 러시아 연방통계청 자료를 근거로 최근 공개한 북한의 지난해(2012년 1-9월 기준) 대 러시아 투자 규모는 376만 달러로 전년도에 비해 75%나 줄었습니다.

또 이미 러시아에 진출한 북한 기업이 철수하면서 지난해(2012년 1-9월 기준) 북한의 대 러시아 투자 누적액(1천870만 달러) 역시 25%나 감소했습니다.

러시아의 대북 투자 규모도 지난해(2012년 1-9월 기준) 92만5천 달러에 그쳐 절반 이상(54.5%) 급감했습니다.

북한의 폐쇄성과 열악한 경제사정 탓에 양국 간 투자 열기가 꽁꽁 얼어붙은 겁니다.

코트라 모스크바 무역관 측은 북러 양국 간 경제협력 전망이 그리 밝지 않다고 전망했습니다.

코트라 관계자: 러시아와 북한의 관계가 더 나빠진 듯합니다. 양국 간 경제협력이 확대될 거라고 생각지 않습니다.

이샤예프 장관은 북한을 통과하는 가스관 건설 사업의 중요성을 설명하면서 이번 사업을 통해 북한이 주변국과 관계 개선의 기회를 잡을 수도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북한이 러시아와 경제협력 강화 불씨를 살릴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