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최룡해 북한 노동당 비서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특사 자격으로 러시아를 방문하는 등 최근들어 양국 관계가 눈에 띄게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이처럼 양국이 외견상 정치, 경제적으로 긴밀해지고 있지만 실질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선 북한의 약속이행 여부가 관건이라는 지적입니다. 박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19일 러시아 모스크바 크렘린궁.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김형준 러시아 주재 북한 대사 등 15개국 대사로부터 신임장을 제정받은 뒤 북한과 협력이 지역 안정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푸틴 대통령: 러시아는 이웃나라인 북한과 우호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양국 간 정치적 유대와 경제· 무역 협력을 더 심화시키는 건 확실히 양국 국익은 물론 지역 안정과 안보 강화에 부합합니다.
북한과 러시아는 최근 최룡해 북한 노동당 비서의 러시아 방문 등 잇단 고위급 교류와 대규모 경제협력사업에 착수하는 등 눈에 띄게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마커스 놀란드 미국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부소장은 한반도에서 영향력 확대를 노리는 러시아와 중국에 대한 과도한 의존에서 벗어나려는 북한이 서로 긴밀해지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놀란드 박사는 전날 한미경제연구소와 북한인권위원회가 주최한 ‘코리아 클럽’ 강연 뒤 RFA, 자유아시아방송에 이같이 말했습니다.
마커스 놀란드 박사 : 러시아는 확실히 한반도에서 더 큰 역할을 하려고 시도중입니다. 북한은 중국에 매우 의존해왔는데요 이런 중국에 대한 심한 경제적 의존도를 다변화하려는 것 같습니다. 정치적 목적 외에도 북한과 러시아가 경제적 측면에서도 더 긴밀해지려고 시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양국 간 경제협력이 성과를 내기 위해선 걸림돌도 만만치 않다고 놀란드 박사는 지적했습니다.
마커스 놀란드 박사: 문제는 북한이 과거 빚을 갚지 않은 전례가 있다는 점이죠. 결국 양국 간 경제협력이 예정대로 진척되기 위해선 북한의 약속 이행 여부와 러시아가 정치적, 외교적 이유에서 (경제적 이익과 상관없이) 북한을 도울 준비가 돼 있는가가 관건입니다. 두고볼 일이죠.
북한이 합의한 내용을 내팽개치는 등 과거 행태를 버리지 않는다면 양국 간 경협사업이 결국 또 하나의 실패사례로 남을 거라는 겁니다.
놀란드 박사는 한국과 북한, 러시아 사이의 3국 경제협력도 전망이 그리 밝지만은 않다고 덧붙였습니다.
마커스 놀란드 박사 : 한국, 북한, 러시아 3국 경제협력의 경우 가스관 설치 문제가 주요 사안인데요, 한국, 나아가 일본으로선 많은 투자를 한 뒤에 북한이 가스 수송관을 차단하지 않을 거란 믿음이 중요합니다. 저는 회의감이 느껴집니다.
한편 놀란드 박사는 우크라이나 사태 등에서 미국과 대립하고 있는 푸틴 대통령이 한반도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는 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게 달갑지 않은 상황이라고 평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