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러, 경협확대 불구 올 교역 소폭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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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과 러시아가 최근들어 경제교류와 협력을 부쩍 강화하고 있지만 올 들어 양국 간 교역 규모는 오히려 지난해에 비해 소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박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올 들어 지난 3분기까지 북한과 러시아 간 교역 규모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0%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양국이 다방면에서 경제협력을 강화하는 등 애쓰고 있지만 여전히 교역량 증가 등 실질적인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3일 한국의 코트라 블라디보스토크 무역관이 발표한 ‘2014년 1~9월 러시아의 북한 수출입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이 기간 러시아의 대북 수출액은 5천900만(5천901만2천440)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0(10.12)% 감소했습니다.

또 러시아의 대북 수입액 역시 646만(645만9천516)달러에 그쳐 역시 지난해에 비해 8(7.9)% 줄었습니다.

보고서는 세계 무역정보서비스업체인 ‘월드 트레이드 아틀라스’의 최신 통계자료를 토대로 작성됐습니다.

이 기간 북한이 러시아에서 가장 많이 들여간 품목은 자동차류(1천702만6천 달러, 30% 차지)로 지난해(같은 기간)에 비해 77% 늘었습니다.

이어 석유와 역청유(1천519만6천 달러, 27% 차지), 석탄과 연탄(907만1천 달러, 16% 차지)이 그 뒤를 이었지만 규모는 지난해에 비해 각각 12%, 45% 감소했습니다.

반면 곡물(735만3천 달러, 13% 차지)의 경우 지난해보다 100배 이상 늘어 올 들어 북한이 러시아에서 곡물을 집중 수입하고 있음을 보여줬습니다.

북한은 이 밖에 목재·목탄(230만9천 달러), 원자로·보일러·기계류(194만6천 달러), 수산물(148만1천 달러), 밀가루(77만 달러), 갈탄(69만 달러), 전기제품(61만3천 달러) 등을 러시아에서 주로 수입했습니다.

반면 북한이 러시아에 수출한 품목은 의류와 의류부속품(361만2천 달러, 35% 증가)이 절반 이상(56%)을 차지했습니다.

이어 악기 부품(97만7천 달러), 전기제품(56만5천 달러), 원자로·보일러·기계류(45만1천 달러), 플라스틱(16만3천 달러), 철강제품(14만5천 달러), 의료기기(10만8천 달러) 등이 그 뒤를 이었습니다.

한국 통일연구원 박형중 북한연구센터 소장은 북한과 러시아의 경제협력이 아직 본격 확대되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박형중 소장: 지금 북한과 러시아가 교역량을 늘리기 위해 서로 노력하고 있지만 아직 그것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건 아니라고 볼 수 있습니다.

박 소장은 특히 러시아 경제의 침체와 여전히 활로를 찾지 못하고 있는 북한 경제에도 그 원인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박형중 소장: 북한과 러시아 사이의 교역량이 감소한 건 두 나라 경제가 공히 어려움에 처한 점을 반영한 것으로 보입니다.

반면 미국 존스홉킨스대 알렉산더 만수로프 연구원은 양국 간 교역이 공식 통계에 반영된 것보다 더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알렉산더 만수로프 연구원: 공식 통계는 북러 간 무역량을 잘 반영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양국 간 경제협력은 이전보다 더 불투명하게 이뤄지고 있습니다.

북한과 러시아는 지난 해 1억1천200만 달러였던 양국 간 교역 규모를 늘리기 위해 올 들어 루블화를 결제 통화로 도입하는 등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