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제재 대상 MKP사, 잠비아▪유엔 연관성 의혹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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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C: 북한의 외화벌이 거점으로 알려져 말레이시아 당국으로부터 수사를 받고 있는 한 회사가 아프리카에서도 대북제재 위반행위를 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홍알벗 기자의 보도입니다.

북한인 무역상 한훈일이 말레시아인과 함께 설립한 회사 MKP사, 즉 말레이시아-코리아 파트너스(MKP).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미들베리 국제연구소 소속으로 영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안드레아 버거 선임연구원은, 지난 23일 무기비확산 및 안보 관련 전문 웹사이트인 암스 컨트롤 웡크(Arms Control Wonk)에 올린 기고문을 통해, 대북제재 대상에 올라 있는 MKP사가 아프리카 국가뿐만 아니라 유엔과도 연관성이 있어 보인다는 주장을 내놨습니다.

이 회사는 북한 근로자를 동원한 건설 사업 등으로 지난 20여년간 수천만 달러를 벌어 들였고, 최근에는 평양에 은행을 개설해 유엔 대북제재 결의를 위반한 혐의로 유엔 안전보장 이사회의 조사대상이 된 바 있으며 회사 본사가 있는 말레이시아 현지 경찰의 조사도 함께 받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버거 연구원은 아프리카 잠비아 정부의 기업 등록자료를 분석한 결과 MKP사가 잠비아에서 건설, 건축, 금융, 자동차, 광산, 병원, 교통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사업을 펼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이 MKP사가 잠비아 현지에서 ‘오메가-MKP 잠비아(Omega-MKP Zambia Limited.)’라는 이름으로 보안 및 경비, 경호분야의 사업을 하고 있다고 버거 연구원은 설명했습니다.

제재대상업체가 다른 나라에서 현지 국민을 상대로 훈련을 시키는 것도 대북제재 위반이지만, 버거 연구원은 ‘오메가-MKP 잠비아사’가 사회적 연결망인 페이스북에 올린 사진과 설명에 주목했습니다.

오메가MKP잠비아사가 페이스북 자체 계정에 ‘유엔을 보호하기 위해 일을 하고 있다(Security for the United Nations)’는 설명과 함께 ‘유엔 개발계획(UNDP)’ 표지판 앞에서 자사 경비요원들을 촬영한 사진을 게재한 겁니다.

MKP사 자체 홈페이지에는 나이지리아 주재 북한대사관 개보수 공사를 맡아서 하고 있다고 표시해 놓았다.
MKP사 자체 홈페이지에는 나이지리아 주재 북한대사관 개보수 공사를 맡아서 하고 있다고 표시해 놓았다. (사진-홈페이지 캡쳐)

버거 연구원은 대북제재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북한관련 업체가 유엔을 위해 일했다는 것이 사실이라면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며 더욱 엄격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2009년에 채택된 유엔 안보리 결의 1874호에 따르면 ‘어떤 국가도 북한에 의해 이뤄지는 기술교육, 조언, 서비스 또는 무기 제조 및 공급을 받아서는 안된다’고 규정돼 있으며, 경찰관련 훈련도 명확히 금지하고 있습니다.

한편, 자유아시아방송이 MKP 홈페이지를 분석한 결과 이 회사는 잠비아 뿐만 아니라 앙골라와 우간다, 민주콩고, 나이지리아, 레소토 등 아프리카 국가와 아랍에미레이트, 그리고 미얀마에서의 건설 및 건축사업에도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또한 현재 나이지리아 주재 북한 대사관 개보수 공사도 이 MKP사가 맡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