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평양은 물론 북한의 지방 도시에도 택시가 운행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당과 군을 비롯한 북한의 특수기관들이 외화벌이를 위해 택시 사업에 뛰어든 것으로 보입니다.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의 변화를 한 눈에 직감할 수 있게 하는 택시가 수도 평양은 물론 지방에서도 운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근 중국을 방문한 황해도의 한 무역 중개 상인은 "이미 황해도 해주시에도 약 40대의 택시가 운행되고 있고, 가격은 평양시의 택시와 비슷하다"고 4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이름을 밝히지 말 것을 요구한 이 상인은 "택시가 생겨난 시점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인민보안성에서 운행하고 있다고 들었다"고 현지 상황을 전했습니다.
현재 평양에서 운행되는 택시 요금은 기본요금이 미화 2달러로, 1km가 넘으면 0.5달러씩 가산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반 북한 주민들이 지불하기는 부담스러운 가격이지만, 평양시내에 빈차가 없을 정도로 택시 이용자가 많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한편, 평안북도에서 연락이 된 신의주의 한 주민도 "신의주시내에는 택시가 아직 도입되지 않았다"면서 "이곳에도 택시가 달릴 날이 멀지 않았다"는 주민들의 여론도 전했습니다.
이미 평양시에는 약 1천여 대의 택시가 운행되고 있고, 중국인들의 왕래가 많은 나선 특별시에도 택시가 운행되고 있다는 사실은 방북했던 외국인들의 입을 통해 알려진 사실이지만, 지방도시 해주에 택시가 생겼다는 이야기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와 관련해 최근 평양을 다녀온 중국의 한 소식통은 "장성택 처형 이후에도 평양 거리에는 택시가 줄어들지 않고 운행되고 있으며, 평양 택시 회사 사장이었던 장성택의 조카사위 최웅철은 사라졌지만, 택시 회사는 다른 사람에 의해 운행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북한 당국이 평양과 나선시에 이어 지방 도시 해주에서도 택시를 운행하도록 허용한 것은 북한 내부에서 유통되는 달러를 끌어내기 위한 조치로 풀이됩니다.
황해도의 주민은 "김정은 시대 들어 달라진 점은 달러나 위안화를 내놓고 쓰도록 암묵적으로 허용한 것"이라면서 "당국이 주민들 사이에서 도는 달러에 눈길을 돌리기 시작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북한 당국은 2009년 화폐개혁 이후 주민들이 외화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포고문을 내리고 강력 통제해왔습니다.
하지만, 얼마 안 있어 달러사용 금지 조치가 유야무야 되면서 북한 주민들도 이제는 웬만한 물건을 외화로 거래하고 있습니다.
북한당국이 주민들의 외화 사용을 힘으로 막기 보다는 시장 원리대로 자연스럽게 외화를 확보하려 애쓰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이에 따라 노동당 대남사업부와 군부 등 주요기관들은 정권의 통치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택시 사업을 비롯한 여러 가지 수익사업을 벌이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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