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관광 열풍 속 국내 항공노선 첫 개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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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에서 불고 있는 관광바람에 힘입어 이제는 일반 주민들도 비행기를 이용해 국내 관광에 나설 수 있게 됐습니다. 북한 정부가 일반 주민들에게 비행기 여행을 허락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관광산업 육성을 위해 주요 관광지 3곳에 항공노선을 개통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근 북한을 다녀온 한 중국 소식통은 "지난 7월 13일부터 평양-삼지연선, 평양-어랑선, 평양 함흥선 여객기가 개통되었다"면서 "일반 주민들도 평양 순안 비행장에서 탑승해 1시간 정도이면 백두산까지 갈 수 있다"고 22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이 국내선의 비용도 달러로 지불하는데, 평양-삼지연선은 92달러, 평양-어랑선은 83달러, 평양 함흥선은 62달러 선이었습니다.

이 소식통은 국내선 항공노선이 개통되자, 북한 당국은 '김정은 동지의 배려'라고 선전하고 있고, 외국인뿐 아니라 돈 있는 주민들도 비행기를 타고 국내 관광을 할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고 평양시민들이 환호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국내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해 일반 주민들도 이용할 수 있도록 항공여행의 문을 넓히고, 명승지마다 비행장을 만들도록 지시했다는 후문입니다.

지금까지 김 제1위원장은 전국 소년단 대회 참가자등 핵심층을 위해 여객기를 띄운 적은 있지만, 여행용으로 개통한 사례는 없었습니다.

북한이 어떤 기종을 국내선에 투입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북한 여객기의 상태가 노후해 승객들의 반응이 신통치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소식통은 비행기를 직접 타본 관광객의 말을 인용해 "비행기 동체가 너무 작아 상공에서 불안정했고, 기류가 너무 심해 일부 승객은 바지에 소변을 지리기까지 했다"는 말도 전했습니다.

북한이 여객기를 관광에 투입한 것은 국내 열차 운행 상황이 한심하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함경북도 무산의 한 30대 주민은 "비행기가 다닌다는 애기를 듣긴 했지만, 아직 보지 못했다"고 말하면서, "지금 정전이 너무 심해 평양-무산행 열차는 한 주일에 한번 정도 다닌다"고 말했습니다.

이처럼 열악한 기차 여행으로는 관광객을 유치할 수 없어 북한 당국이 비행기 요금을 대폭 올리면서 돈 있는 주민들의 소비를 유도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북한 정부가 비록 여객기 3개 노선을 개통했지만, 여행을 엄격히 통제하는 상황에서 이를 이용할 수 있는 주민은 특권층으로 한정된 것으로 파악됩니다.

항공요금도 북한 암시세 환율로 볼 때, 평양 삼지연 노선이 92달러로, 일반 노동자 월급 3천원(약 0.3달러)에 비해 250배에 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