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관광특구 개발에 AIIB 활용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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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이 관광특구 개발 등 사회기반시설에 대한 투자를 받기 위해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제안이 나왔습니다. 한편 북한은 8일 '원산-금강산국제관광지대 투자대상안내서'를 공개하고 해외투자를 받을 지대 내 70개 주요 사업을 소개했습니다.

서울에서 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최근 ‘원산-금강산국제관광지대’를 적극 홍보하고 있는 가운데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을 활용해 관광 기반시설 개선에 필요한 외자를 확보하는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남한의 현대경제연구원이 제안했습니다.

이해정 연구위원은 8일 '아시아개발은행(ADB) 사례로 본 북한 인프라 개발 방향,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 활용 방안 모색이 필요하다'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금강산 관광 특구는 이미 개발 경험이 있어 경제성이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며 이 같이 밝혔습니다.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은 중국이 주도해 지난 6월 공식 출범한 국제 금융 기구이며 융자와 지급보증, 지분투자 등을 통해 낙후된 지역에 개발자금을 지원하는 것이 그 역할 중 하나입니다.

현재 북한은 이 은행의 회원국이 아니며 가입 자격도 갖추지 못했습니다. 북한은 경제 관련 지표와 통계를 국제기구 등에 제출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비회원국이라고 해도 개발지원을 받을 방법이 없는 건 아닙니다.

이해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총회의 승인을 거친다면 비회원국에 대한 투자도 일단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세계은행의 경우에도 총회의 승인을 거쳐서 비회원국이었던 팔레스타인이나 동티모르, 코소보 등에 대해서 개발 지원을 한 사례가 있습니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북한 스스로도 경제 관련 통계를 제공한다든지 투자 관련 법제도 개선에 좀 더 적극적인 노력을 보일 필요가 있습니다.

이 연구위원은 “아시아개발은행(ADB)도 1992~1997년 네팔의 관광 기반시설 개선 사업에 총 893만 달러를 투입해 관광명소 정비와 공항 현대화 등을 지원한 바 있다”면서 북한도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의 지원을 받기 위한 노력을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오는 2020년까지 연간 200만 명의 관광객을 유치한다는 목표를 세워 놓고 있으나, 현재 북한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은 연간 8만 명에 그치고 있다고 이 연구위원은 설명했습니다.

관광객과 기반시설에 대한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북한도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됩니다. 8일에도 북한 당국은 대외선전용 웹사이트 ‘내나라’에 '2015년 원산-금강산국제관광지대 투자대상안내서'를 공개하고 철도와 숙박 시설 등 해외 투자를 받고자 하는 70개 주요 사업을 소개했습니다.

강원도 원산과 금강산 일대를 아우르는 이 국제관광지대는 북한이 지난해 6월 최고인민위원회 상임위원회 정령을 통해 발표한 경제특구입니다.

북한은 관광을 비롯해 다양한 분야에서 경제개발을 위해 외자를 유치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도 핵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이를 실행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로 북한은 2011년 ‘국가경제개발 10개년 전략계획’을 발표하고 농업개발과 산업단지 조성 등 12개 분야에서 총 1,000억 달러의 투자 유치 계획을 수립한 바 있습니다.

이해정 연구위원은 보고서에서 북한이 당시 개발의지를 보인 12개 분야와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의 주력 지원 분야를 비교해 관광특구 사업과 함께 에너지, 교통, 환경보호, 상하수도 기반시설 개발 등을 북한의 5대 투자유치 가능 분야로 꼽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