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 보위부가 중국에 주재하는 무역일꾼들에 대한 소환 조치를 취하자, 무역일꾼들은 과도한 업무 스트레스와 강제소환이라는 2중고를 겪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중국에 파견된 무역일꾼에 대한 강제 소환조치가 내려진 이후 일부 북한 외화벌이 종사자들은 불안스런 나날을 보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 료녕성 지방에 주재하는 북한 무역대방들과 접촉하는 한 중국 소식통은 "평양에 불려 간 사람들이 한국인과의 접촉 여부를 집중 조사받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보위부에서는 또 다른 냄새가 나는 지 여죄를 캐고 있다"고 10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최근 무역일꾼들이 업무 점검차 조사를 받고 있다는 한국 정부의 해명과 관련해 소식통은 "업무 점검이면 평양까지 가지 않고 해외 공관에서도 가능한데, 왜 하필 불러들이겠는가"며 강제 소환에 무게를 두었습니다.
소식통은 "장성택 계열의 무역라인은 이미 숙청되었기 때문에 이번 소환은 장성택 이후 무역일꾼들 속에서 비리가 감지됐기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무역일꾼 소환조치가 주재원들에게 부과되는 과중한 업무 때문에 발생한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되었습니다.
길림성 지방의 40대 대북 무역업자는 "북한 무역 대방들에게 부과되는 업무 부담이 보통 작은 게 아니다"면서 "주재원들은 1년에 3~5만 달러 정도 가치를 수행해야 하고, 별도로 충성의 외화벌이 과제까지 수행하자면 '머리가 맑을 날이 없다'고 하소연 한다"고 전했습니다.
예를 들어 2월 16일(김정일 생일)과 4월 15일(김일성 생일) 명절 때면 충성의 자금을 상납해야 하고, 간부들이 수시로 내려 보내는 숙제(뇌물)를 수행해야 '능력 있는 일꾼'으로 인정받아 체류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는 겁니다.
또 수시로 중국 현지에 점검이나 검열 나오는 간부들에게 좋은 음식을 대접해야 하고, 귀국할 때는 선물을 안겨줘야 하기 때문에 무역일꾼들은 어떻게 하나 수단을 발휘해 돈을 벌어야 한다는 겁니다.
이 무역업자는 "돈을 벌기 위해서는 한국 기업과 연계가 있는 중국 기업가들과 자주 접촉해야 하는 데, 보위부가 이런 동향을 냄새 맡은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연변 지방에 나온 북한 무역 주재원들도 평양까지 불려가는 것을 엄청 싫어한다"면서 "매일 매일 본국에서 소환령이 내려오지 않는지 마음을 졸이고 있다" 말했습니다.
그는 "중국에 나온 북한 외화벌이 일꾼 가운데는 보위부의 지시를 받고 2중으로 일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최근 외부정보를 탐지하려는 보위부 정보인력이 증가했음을 시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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