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폴란드, 즉 뽈스카 유력 언론이 자국내 북한 노동력 수입 문제에 대해 '노예노동'을 이용하고 있다며 정면 비판했습니다. 박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폴란드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들의 열악한 작업 조건과 생활 환경을 비난하는 자성의 목소리가 현지에서 이어지고 있습니다.
폴란드의 유력 주간지인 ‘뉴스위크 폴스카’는 최근(10월1일자 인터넷판) 자국내 북한 노동력 수입 문제를 다룬 장문의 기사를 실었습니다.
이 매체는 ‘폴란드의 북한 노예노동 이용’ 제목의 기사에서 폴란드 내 북한 노동자들의 열악한 근로∙생활 여건은 10년 가까운 해묵은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이미 2006년 3월 폴란드 유력 일간지인 ‘가제타 비보르차’가 그단스크 조선소에서 일하는 북한 용접공의 살인적인 노동여건을 폭로했지만 상황은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겁니다.
‘가제타 비보르차’는 당시 북한 노동자들이 휴일도 없이 하루 12시간씩 쉬지않고 용접작업에 매달리는가 하면 빈민지역에 마련된 낡은 숙소에서 이웃과 접촉이 차단된 상태에서 집단거주하고 있다고 폭로했습니다.
‘뉴스위크 폴스카’는 2013년 8월에는 직접 바르샤바 외곽 카르체프의 채소 농장에 고용된 북한 노동자들의 열악한 근로 환경을 현지취재해 특집 기사로 다뤘다고 밝혔습니다.
당시 북한 노동자들은 허름한 작업복을 걸친 채 수백 미터 길이의 온실 안에서 토마토를 수확하느라 쉴새없이 움직여야 했습니다.
이 매체는 북한 노동자들이 폴란드에서 ‘노예노동’을 통해 벌어들인 외화가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를 위한 사치품 구매와 핵무장에 사용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최근 해외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들의 임금 착취와 열악한 환경 등을 지적하는 국제사회의 비난이 이어지고 있지만 폴란드 당국은 뒷짐만 지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폴란드 과학아카데미의 니콜라스 레비 박사는 이와 관련해 북한과 폴란드 간 모종의 거래가 있었을 거라고 주장했습니다.
니콜라스 레비 : 비밀 거래가 있었을 겁니다. 폴란드로선 북한 노동자들에게 비자를 계속 발급하는 대신 북한으로부터 외교적으로 뭔가를 얻어내려 했겠죠. 그게 뭔지는 저도 모르겠습니다.
폴란드에 파견돼 주로 건설현장이나 조선소, 농장 등에서 일하는 북한 노동자 수는 대략 500-800명으로 알려졌습니다.
유럽연합(EU) 회원국이면서 북한 노동자들을 대량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폴란드 정부가 노예노동을 방치하고 있다는 국내외의 압력에 어떤 대안을 내놓을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