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대북수출금지 확대, 비핵화 의지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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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중국 정부가 북한에 대한 수출금지품목 확대를 발표한 것과 관련해 중국 정부의 북한 비핵화 의지가 확고함을 북한 지도부에 보여준 것이라고 중국의 한반도 전문가가 분석했습니다.

김진국 기자가 보도합니다.

중국 정부가 14일 핵이나 대량살상무기로 전용될 수 있는 이른바 이중용도 물품에 대한 대북수출금지 확대를 발표한 것은 유엔 대북제재의 적극적 이행 의지를 밝힌 것으로 풀이됩니다.

중국 사회과학원의 부교수인 왕준생 박사는 유엔 대북제재의 이행을 강조하면서 북한 지도부에 중국의 확고한 의지를 전달하려했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왕준생 박사 : 중국 정부는 2015년 북한과의 관계개선을 위한 유화 움직임을 보였지만 북한이 이를 추가 핵실험을 용인하는 것으로 잘못 해석했다고 봅니다. 중국의 한반도 정책 중 최우선 과제가 비핵화입니다.

왕 부교수는 지난해 10월 중국 권력서열 5위인 류윈산 정치국 상무위원이 북한노동당 창건 70주년 행사에 참여하는 등 유화 노력을 보였지만 북한의 연이은 돌출행동으로 중국과 북한의 관계개선이 이어지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류 위원의 방북 두 달 후인 지난해 12월 북한 모란봉 악단이 베이징에서 공연 직전에 북한으로 철수하는 무례를 범했고 올해 1월과 2월 각각 핵실험과 장거리미사일 시험발사를 강행하는 등의 행동들이 중국 정부로 하여금 유엔 대북제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만들었다고 왕 부교수는 주장했습니다.

중국 상무부는 이날 공업정보화부, 해관총서 등과 공동으로 북한의 핵무기, 미사일, 대량살상 무기 제조에 사용될 가능성이 있는 물질을 중심으로 한 대북 수출 금지 품목 리스트를 발표했습니다.

금지 품목을 보면 군용과 민수용 등 두 종류로 사용이 가능한 품목이지만 핵 프로그램과 미사일 개발, 대량살상 무기 제조에 전용될 소지가 큰 물질들입니다.

핵과 미사일 개발에 사용 가능한 물질 중에는 플라스마 절단기와 금속성 수소 화합물 등 12종이 포함됐고 화학전 약품 생산에 사용될 수 있는 염화알루미늄 등 14개 화학물질의 수출도 금지하는 등 총40여 종이 새로운 금지 품목에 포함됐습니다.

이와 관련해서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가 북한이 중국 등을 통해 핵 개발에 필요한 부품을 지속적으로 조달하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미국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의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소장은 지난 5월 미국 연방 하원이 주최한 토론회에서 북한이 핵무기 개발에 필요한 외국산 주요 부품을 중국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조달하고 있어 중국 기업에 대한 직접적인 제재 조치가 단행돼야 할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유럽 기업의 중국 자회사가 첨단 장비를 중국에 들여오면 북한은 다른 중국 기업을 통해 이를 간접 구매해왔습니다. 북중 국경을 통해 이런 금수 장비를 구매해 북한으로 들여보내는 건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한편, 중국 정부는 지난 4월 5일 석탄, 항공유 등 북한으로부터 수출입을 금지하는 품목 25종을 발표한 데 이어 두 달여 만에 수출금지 품목을 확대했습니다.

이번 조치는 중국이 지난주 미중전략경제대화에서 미국 측에 대북 제재의 전면적 이행을 약속하면서 이행 현황을 공동으로 점검하기로한 후 나왔다는 면에서 주목됩니다.

이와함께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최근 북한이 영변에서 핵무기 제조를 위한 플루토늄 재처리 시설을 다시 가동했을 수 있다는 의혹을 제기한 이후에 이뤄졌다는 점에서 중국 정부가 북한 지도부에 비핵화 의지를 명확하게 전달하려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