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장성택 처형후 원유수입 다변화 모색

앵커 : 최근 리비아 앞바다에서 북한 인공기를 단 유조선 '모닝글로리'호가 석유를 싣고 도주한 사건의 배경을 놓고 중국과의 경제 관계 악화와 장성택 처형 등이 관련됐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정아름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에 대해 북한 인공기를 단 유조선 ‘모닝글로리’ 호의 리비아 불법 입항에 대해 미국 워싱턴의 전문가들은 북중 관계와 연관된 다양한 해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하버드 대학교 케네디 정책대학원 존 박 선임연구원은 12일 외교 전문 잡지 ‘포린 폴리시’에 장성택 처형 이후 중국과 경제적인 교류에 대한 협상을 할 수 있는 능력을 잃은 북한의 상황을 강조했습니다.

박 선임연구원은 “지난해 12월 처형당한 장성택은 원유, 석탄 등을 놓고 중국과 협상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인물”이었다며, “(장성택의 부재가) 지금 평양이 왜 에너지 공급원을 다양화하려 하는 지를 설명한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는 이어 “(이번 사건은) 북한이 얼마나 큰 위험을 무릅쓰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면서 “ (이 위험은) 중국 브로커를 이용하는 것 또는 가까운 곳에서 원유를 배달해 오는 것보다 더 크다”고 설명했습니다.

즉, 북한과 중국의 관계가 지난해 3차핵실험 등 북한의 잇따른 도발 행위로 긴장됐기 때문에, 중국이 아닌 다른 나라들로부터의 원유 공급이 필요했다는 설명입니다. 현재 북한은 원유 90% 이상을 중국으로부터 둘여오고 있습니다.

한편, 영국의 헤이즐 스미스 센트럴랭커셔대학 교수도 “석유가 절박한 북한이 예전만큼 경제적으로 북한에 호의적이지 않은 중국을 생각했을 때 다른 곳으로 눈을 돌릴 수 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헤리티지 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연구원도 12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아직 사건에 대한 자세한 해석이 섣부르다면서도 북한이 중국으로부터 경제적으로 특히, 원유에 있어서 의존도가 심화된 것을 우려하면서 나타난 행동일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클링너 : 북한이 만성적으로 석유가 부족한 가운데 중국에 대한 원유 의존도를 낮추고 수입원을 다양화하려는 노력으로 보여집니다.

한편, 북한 당국은 관련해 북한 인공기를 달고 리비아 동부 해안에서 반군으로부터 원유 23만 4000배럴을 공급받은 유조선 '모닝글로리'호는 북한과 전혀 관계가 없으며, 어떤 책임도 없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은 모닝글로리 호가 이집트의 '골든 이스트 로지스틱스' 회사가 운영하는 배이고, 지난달 말 북한과 이 회사의 계약에 따라 6개월간 임시로 북한 국적을 갖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