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정유회사, 북 내륙 유전 탐사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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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의 국영 정유회사 지분을 인수한 몽골의 정유회사가 북한 나선 등지에서 내륙 유전과 가스전 탐사 준비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 몽골 회사는 이미 평양에 사무실을 열었으며 유전 탐사 전문가인 영국인 지질학자를 영입했습니다. 박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해 6월 북한의 국영 정유회사인 ‘승리화학연합기업소’ 지분 20%를 인수한 몽골의 정유회사 ‘에이치비오일(HBOil JSC)’이 북한에서 내륙유전 탐사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1일 ‘에이치비 오일’에 따르면, 지난 5월 중순 평양 양각도 호텔에 이 회사와 북한의 ‘조선원유개발총회사’ 간 합작사업 이행을 위한 사무실이 마련됐습니다.

눈길을 끄는 점은 평양 중심가에 마련된 이 사무실의 주된 업무.

‘에이치비 오일’ 측은 그 동안 북한에서 이뤄진 내륙 유전과 가스전 탐사와 관련한 모든 지질, 기술 분야 정보를 집적, 분석하는 게 주 업무라고 밝혔습니다.

또 집적된 정보를 체계적으로 분류하는 한편 영어로 번역할 계획입니다.

이와함께 아시아와 유럽, 아프리카 등지에서 쉘 등 국제 정유회사와 계약을 맺고 유전 개발에 참여했던 영국인 지질 전문가를 북한 사무소에 영입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 전문가를 중심으로 올 해 말까지 북한 내 유전과 가스전 탐사 정보를 종합적으로 집적, 분석한 ‘정보센터’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따라서 북한 내륙 유전 탐사와 개발에 필요한 대규모 투자금 유치에 필수인 기본 탐사 자료 축적과 분류, 분석이 평양 사무소 개설의 주요 업무라는 지적입니다.

한편 지난 해 6월 ‘에이치비 오일’ 측의 북한 ‘승리’ 지분 인수 과정에서 공개된 원유 정제 사업 외에 북한의 유전 탐사와 개발에도 양 측이 합의한 것으로 보여 주목됩니다.

당시 ‘에이치비 오일’은 원유를 북한에 보내 ‘승리화학연합기업소’에서 정제한 뒤 생산된 석유제품을 몽골로 들여가거나 러시아로 수출할 계획이라고만 밝혔습니다.

‘에이치비 오일’은 나선 지역과 평양 남쪽 분지 지역을 내륙 유전 탐사 우선 후보지로 꼽았습니다.

북한은 나선과 안주(평양)분지, 서한만분지 등에서 기초 탐사 결과 유전 발견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북한과 몽골은 광물자원 수출이 주요 수입원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어 광물 개발 분야에서 상호 협력할 여지가 큰 편이라고 미국 MIT대 존 박 연구원은 지적했습니다.

연구원: 몽골은 이미 광물 분야에서 매우 앞서 나가고 있습니다. 정부가 개혁에 나서 친 외자 도입 정책을 폈고 캐나다와 호주는 물론 러시아와 중국의 대기업들이 몰려들었습니다. 몽골은 북한에 광물 자원 개발과 관련한 첨단 기법은 물론 해외자본 유치 방안과 광업 활성화에 필요한 법과 제도 정비 방안도 전수 가능합니다.

특히 그 동안 중국 기업들과 합작을 통해 유전 개발에 나선 것으로 알려진 북한이 몽골 기업을 합작 상대로 택한 점이 눈에 띕니다.

광물개발 분야에서 그동안 제기돼온 중국 편중 현상을 몽골 기업과 합작을 통해 극복해 보려는 의지로 해석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