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중국과 러시아는 대북 석유수출 중단이 북한의 점증하는 핵 위협에 대한 미국의 마지막 외교적 수단이 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인식해야 할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미국 의회조사국 연구원을 지낸 대표적 한반도 전문가 래리 닉시(Larry Niksch) 박사는 7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미국 정부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대북 석유수출제한 등 고강도 경제 제재를 포함하는 대북 제재 결의를 추진 중인 것을 환영한다고 말했습니다.
닉시 박사 : 제가 보기에는 대북 석유수출 중단이 북한의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 문제를 다루는 데 마지막 외교적 수단입니다. 그 다음에는 군사적 억지력(military deterrence)을 택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미국의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은 지난6일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 4일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해 미국은 외교적, 경제적 노력을 앞세울 것이라고 강조하면서도 미군은 필요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에게 군사적 방안을 즉각 제공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습니다.
미국이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진 석유수출제한과 노동자 송출 금지 등의 조항을 담은 유엔 대북제재 결의 초안에 반대하는 중국과 러시아는 생각을 달리해야 할 것이라는 지적입니다. 닉시 박사는 최근 렉스 틸러슨(Rex Tillerson) 국무장관, 허버트 맥매스터(Herbert R. McMaster)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보좌관(National Security Advisor), 조셉 윤(Joseph Yun)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 등에게 이 같은 주장을 담은 글을 전달한 바 있다고 밝혔습니다.
닉시 박사 : 제 글을 읽은 누군가가 전달을 했을 수도 있겠죠. 특히 틸러슨 국무장관은 석유공급 차단이 북한에 미칠 영향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겁니다. 틸러슨 장관이 2006년부터 국무장관 취임 전까지 세계최대 석유회사 엑손모빌의 최고경영자로 재직하는 등 석유업계에서 40여 년 몸담은 인물이기 때문이죠.
닉시 박사는 지난해 초부터 가장 효과적인 대북 제재는 석유수출제한이라고 주장해 왔습니다. 북한과 거래하는 중국과 러시아의 기업에 대해 지금까지의 유엔 대북 제재보다 더 강력한 제재가 있을 것이라고 경고한다면 중국과 러시아가 이 같은 대북 제재 결의에 반대만 하지는 못할 것으로 닉시 박사는 전망했습니다.
닉시 박사 : 미국 재무부가 지난달 제재 대상에 올린 중국 개인과 기업 4곳 중 다롄국제해운은 북한의 무기를 중동에 불법으로 수출하는데 사용된 선박회사입니다. 미국이 북한과 거래하는 중국 개인과 기업에 대한 제재를 단행하는 데 망설이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입니다.
닉시 박사는 미국 재무부가 이들 이외에도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을 돕는 개인, 기업, 은행 등의 목록을 이미 확보하고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각국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에 대한 제재도 중국과 러시아에 타격이 될 수 있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그러나 중국과 러시아가 대북 석유수출제한에 적극 협력한다면 미국이 6자회담 재개에 합의하거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이른바 사드(THAAD) 프로그램의 운영을 1년간 유예하는 등의 당근을 제시할 수 있다고 닉시 박사는 제안했습니다. 북한이 수 년 내에 대륙간탄도미사일에 핵탄두를 장착하는 핵 프로그램을 완성하기 이전에 중국과 러시아 국민들의 지지도 얻을 수 있게 공개적으로 이 같은 방안을 추진해야 한다고 그는 강조했습니다.
한편, 북한 노동당 ‘39호실’에서 연료조달을 담당한 간부출신 탈북자 리정호 씨는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북한에 공급하는 17만톤에서 20만톤 가량의 원유를 정제한 가솔린과 경유는 북한 군부가 독점하며 러시아가 북한에 제공하는 연간 20만톤에서 30만톤의 석유제품은 자동차, 선박, 열차 등에 폭넓게 유통된다고 설명한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