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대북 연유공급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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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에서 연유(기름)가격이 상승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그동안 지속적으로 연유를 공급해주던 러시아가 공급을 중단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라고 현지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15일 “그동안 비교적 안정적이던 휘발유와 디젤유 가격이 오르기 시작했다”면서 “청진 동항을 통해 연유를 공급하던 러시아유조선들이 보이지 않게 되면서 연유 값이 오르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지난해 초부터 시작된 러시아의 연유공급으로 북한 주민들은 비교적 눅은 값으로 연유를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었다”면서 “지난해 초부터 올해 1월 사이에 휘발유는 1kg당 중국인민폐 9원에서 4원 70전으로, 디젤유는 kg당 6원에서 2원까지 대폭 하락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일부 주민들은 휘발유가격이 계속 하락하자 휘발유로 발전기를 돌려 전기를 이용하기 시작했다”며 “중국산 연유수입을 전문으로 하던 외화벌이 기관들도 값싼 러시아산 연유가 들어오면서 중국산 연유수입을 중단하고 연유공급소 사업에 뛰어들었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나 “1년 넘게 안정적으로 들어오던 러시아산 연유공급이 최근 갑자기 끊겼다”면서 “무슨 이유에선지 청진시 동항에서 항시적으로 보이던 러시아 유조선들이 모습을 감췄다”고 증언했습니다.

“러시아가 연유공급을 중단한 이유에 대해서는 현재까지 알려진 바 없다”고 밝힌 소식통은 “4월에는 휘발유는 1Kg당 5원 50전(북한돈 7100원), 디젤유는 4원(북한돈 5350원)이던 것이 5월 들어 휘발유 1kg당 중국인민폐 8원 20전(북한돈 1만700원), 디젤유 5원(북한돈 6,350원)으로 한 달 만에 인민폐 2~3원이나 올랐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16일 “러시아는 과거 정제하지 않은 원유를 라진항을 통해 정유공장에 공급한 적이 있지만 완제품 연유를 이처럼 대량으로 공급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지난해부터 올해 1월까지 수십만 톤의 러시아산 연유가 함경북도 군수공장의 원유저장시설에 저장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 외에 청진시내 연유공급소들도 대개 공급소 당 수백 톤의 연유를 저장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유엔의 대북제재에도 항공유를 제외한 연유제품은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러시아의 연유공급중단이 일시적인 것인지 아니면 완전 중단된 것인지 주민들이 매우 궁금해 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러시아산 연유수입이 완전 중단될 경우 휘발유와 디젤유가격은 더 오를 수밖에 없다”며 “군부나 중앙급 외화벌이 주유소는 물론이고 청암연유사업소와 같은 도 단위 외화벌이 주유소들에도 상당한 타격이 예상된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