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에서 손전화 사업을 하는 이집트의 통신회사가 해외 사업의 재조정 압박 속에서도 북한에서의 통신 사업을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진국 기자가 보도합니다.
이집트의 통신회사 오라스콤은 북한에 투자한 사업의 실적이 부진하다는 지적에도 고려링크의 손전화 사업을 지속할 계획입니다.
오라스콤 텔레콤 미디아 엔 테크놀러지(OTMT)의 카림 비샤라(Karim Bishara) 관리국장은 지난달 18일 이집트에서 열린 주주총회에서 북한 시장에 대한 확신을 밝혔다고 중동지역의 대표적인 경제전문 인터넷매체인 무바쉐르(Mubasher)사가 전했습니다.
비샤라 국장은 북한에서 고려링크를 통해 손전화를 이용하는 가입자가 늘고 있다면서 북한 통신사업의 전망이 밝다고 밝혔습니다.
이날 주주총회에서는 최근 들어 어려워진 회사를 되살리기 위한 논의가 전개됐으며 실적이 부진한 해외시장에서 철수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비샤라 국장은 북한에서 철수할 수 있느냐는 무바쉐르의 질문에 북한에 2억 7천만 달러를 투자했고 가입자의 증가 속도도 빠른 편이라며 북한에서 계속 통신 사업을 할 뜻을 분명히 밝혔습니다.
북한에서의 사업 철수 요구가 나온 배경에는 오라스콤이 진출한 나라 중 북한의 사업 실적이 최하위 수준이기 때문입니다.
오라스콤이 자회사 형식으로 운영하는 방글라데시, 알제리, 파키스탄 등 다른 나라들의 가입자 수와 북한의 가입자 수는 적게는 3배에서 많게는 40배 이상 차이가 납니다.
오라스콤이 지난해 6월 공개한 기업전망보고서를 보면, 2011년 3분기에 북한에서 벌어들인 수익은 4천150만 달러로 1억 달러가 넘는 방글라데시나 5억 달러에 가까운 알제리에 비하면 매우 부진합니다.
북한 경제 사정에 밝은 손광주 한국 경기개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오라스콤이 사업에 성공하기보다 오히려 북한 당국에 이용당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손광주 경기개발연구원 선임연구원: 북한이 제일 잘 하는 것 중 하나가 상대방한테서 100을 받은 후 0을 돌려주는 것입니다. 북한이 오라스콤으로부터 손화기를 싼값 또는 거의 무상으로 받은 다음에 결제를 안 해 줄 가능성이 있습니다. 북한의 지도 세력은 손전화 가입자 수 증가를 정치적인 문제로 보고 있고 오라스콤은 경제적 관점에서 바라보고 있기 때문에, 결국 오라스콤이 당할 것입니다.
손 연구원은 과거 태국의 록슬리 통신회사와 싱가포르의 소기업들이 북한과 계약을 체결했지만 돈을 못 받은 적이 있다고 소개하면서 이집트 통신회사 투자자들이 북한 시장에 대해 불안감을 느끼는 것이 이해된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