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이 외국에서 기초 의약품을 구매할 때 유통기한이 얼마 남지 않은 제품을 주로 수입해간다고 북한과 거래해온 독일 제약업체가 밝혔습니다. 가격이 상대적으로 싸기 때문이라는 데요, 박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독일 함부르크에 본사를 둔 다국적 제약회사인 트로제 메디컬사.
항생제 등 기초 의약품과 의료기기를 전 세계 110개국에 공급해온 의약품 전문 생산, 수출 기업으로 현재 북한과 교역중입니다.
16일 한국 코트라에 따르면, 이 회사의 토마스 틸그너 사장은 최근 독일 베를린에서 발행되는 유력 신문인 ‘디 벨트’지에 북한이 유통기한이 다 돼가는 의약품을 주로 수입해간다고 말했습니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하다는 이유에서입니다.
문제는 유통기한이 다 된 의약품이 북한에 수입될 경우 유효기간을 넘길 가능성이 크다는 점.
항생제 등 의약품은 유효기간이 지날 경우 약효가 떨어지는 것은 물론 부작용을 일으킬 가능성도 있기 때문입니다.
틸그너 사장은 북한과 거래할 때 해당 업체가 제재 대상에 포함돼 있는지 반드시 확인한다고 털어놨습니다.
의약품이 비록 대북 수출 금지품목이 아니긴 하지만 여전히 북한과의 교역이 조심스럽다는 겁니다.
또 독일 지멘스사도 최근 평양의 산부인과 전문 병원에 설치된 현대식 X선 단층 촬영기를 북한에 수출했다고 코트라 함부르크무역관은 전했습니다.
북한은 2012년 말 평양산원에 지은 유선종양연구소에 CT(컴퓨터단층촬영) 장비를 설치한 뒤 이를 대대적으로 선전하고 있습니다.
북한 관영 매체 (녹취) : 여기는 CT 검사실입니다. 이 설비 역시 성능이 매우 높은 데 촬영 속도가 매우 빨라서 단 몇 초면 전신을 다 찍을 수 있고,….
이 밖에 의약품과 백신 등 구호물자를 북한으로 운송해온 물류회사, 펌프 제조업체 등 다수의 독일 기업이 여전히 북한과 거래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양국 간 교역량 감소 추세가 뚜렷해 독일의 대북 수출액(2013년 9월 기준, 9천700만 유로)이 전년도에 비해 1천만 유로나 감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