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량공급도 모자란데 돼지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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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김정은 정권이 몇 달째 주민들에게 배급을 이어가며 민심을 얻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회령시와 대홍단군 주민들은 돼지고기까지 공급받았다는데요. 이러한 배려가 오히려 주민들의 불만을 증폭시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왜 그런지 문성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북한이 건국 이래 처음으로 일부지역 주민들에게 돼지고기를 정기적으로 공급하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전해왔습니다.

11일 연락이 닿은 함경북도의 소식통은 “지난 2월부터 ‘회령 돼지목장’에서 생산된 돼지고기를 회령시 주민들에게 공급하고 있다”며 “아직 주변 농촌에까지는 공급을 못하고 있지만 앞으로 농촌지역에도 공급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회령 돼지목장’은 2010년 5월에 착공을 한 뒤 2011년 9월에 준공한, 북한에서 가장 현대적 시설을 갖춘 돼지목장으로 알려졌습니다. 목장은 한해 돼지고기 500톤, 돼지가죽 1만장을 생산목표로 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설명했습니다.

돼지목장이 가동을 시작할 당시까지만 해도 돼지 한 마리 당 매일 800그램의 통 강냉이가 사료로 제공된다는 사실에 회령시 주민들은 물론 함경북도 주민들속에서도 불만이 끊이질 않았다고 그는 언급했습니다.

그러나 지난해 가을부터 식량사정이 나아지면서 북한 당국은 하루 800그램이던 사료용 통 강냉이의 량을 1.2kg으로 올렸다며 생산된 돼지고기는 회령시 매 가정들에 한 달에 1kg, 북한 돈 300원에 공급되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장마당에서 kg 당 북한 돈 5천500원인 돼지고기를 무려 18분의 1 가격인 북한 돈 300원에 공급하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한편 양강도의 소식통도 “올해 3월부터 양강도 대홍단군에서 주민들에게 매달 돼지고기 1kg씩 공급을 하고 있다”며 “현재 대홍단군 돼지목장에서는 4천 마리의 돼지를 기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런가하면 “대홍단군뿐만 아니라 황해북도 사리원시를 비롯해 돼지목장이 있는 여러 지역들에서 주민들에게 매달 1kg씩의 돼지고기를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건국 이래 이런 일은 처음”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돼지고기 공급에도 불구하고 주민들의 불만은 줄어들지 않는다고 소식통들은 강조했습니다.

양강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돼지고기를 공급하는 것도 좋지만 그보다는 주민들의 식량공급을 정상화 하는 것이 더 시급하다”며 “지금까지 한 달에 보름치씩의 식량만 공급하고 있는데 그 정도로는 굶주림을 면할 수가 없다”고 얘기했습니다.

또 “식량공급도 제대로 못하는 형편에 매일 돼지먹이로 강냉이 1.2kg씩 소비한다는 게 말이나 되냐?”며 “사람들이 모두 ‘(김정은이) 정말 현실을 모르는 철부지 같다’고 말들을 한다”고 현지의 분위기를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