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예년보다 일찍 시작된 금년 장마가 북한의 감자 수확기와 맞물리면서 올해 감자농사에 큰 피해를 입힌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에서 김준호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때 이른 장마로 인해 북한의 감자농사에 큰 차질이 빚어졌다는 소식입니다.
최근 중국방문에 나선 함경남도 주민 소식통은 “예년보다 일찍 시작된 장마로 수확을 앞둔 감자 농사를 완전히 망쳤다”면서 “농촌에서는 여름 한철을 나는 주된 식량이 감자인데 강냉이를 수확하기 전까지 식량사정이 매우 어렵게 되었다”고 자유아시아 방송(RFA)에 밝혔습니다.
여름 감자를 한창 수확할 무렵인 7월 초순부터 내린 폭우로 감자밭이 물에 잠기는 바람에 미처 캐내지 못한 감자가 밭에서 썩었다는 것입니다.
평안북도의 주민 소식통도 “감자를 막 수확하기 시작한 7월 초부터 내린 엄청난 폭우로 감자를 제대로 거두지 못했다”면서 “금년도 감자 수확량은 예년의 절반도 되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주민 소식통은 “조선에서는 감자가 강냉이, 쌀과 함께 세 번째로 중요한 식량이고 특히 국가의 배급이 없는 농촌의 경우 여름철 식량은 감자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실정”이라며 “강냉이 수확이 시작되는 이달(8월) 하순경까지는 먹거리 해결에 비상이 걸렸다”고 말했습니다.
자강도 출신 탈북자 이 모 씨는 “매년 북한주민들이 소비하는 전체 식량 가운데 감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10%를 넘는다”며 “감자수확에 차질이 생겼다면 하반기 북한 식량 수급사정에 빨간 불이 켜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처럼 감자생산 차질로 인해 농촌지역이 여름철 식량난을 겪고 있는데 대해 북한 당국의 별도 식량공급 계획은 아직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앞서의 북한주민 소식통들은 “농촌지역에는 국가차원의 배급이 아예 없기 때문에 주민들도 처음부터 기대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한편 대규모 감자 생산단지로 북한당국이 공을 들여 관리하고 있는 량강도 대홍단 지역과 개마고원 일대의 고산지 감자농장은 피해규모가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들 감자농장들은 배수가 잘되는 토질과 고산지대인데다가 10월 초순경에나 수확하는 늦감자로 이제 감자가 여무는 과정이기 때문에 장마로 인한 피해가 적었다는 게 주민 소식통들의 증언입니다.
북한의 3대 주요 식량 작물의 하나인 감자는 7월 초순에 수확하는 여름감자가 전체 생산량의 약 2/3정도를 차지하며 대홍단군 등 고지대에서 생산되는 가을감자가 약 1/3정도를 차지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