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평양시민에도 감자만 배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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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독한 가뭄과 대홍수, 태풍으로 유난히 자연재해가 많은 올해 북한에서 식량 상황이 악화되고 있습니다. 평양시민들에게 7월달 배급을 감자만 공급했다고 합니다.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얼마 전 중국에 나온 평양 주민 박 모 씨는 "평양시민들에게 7월 한 달 배급을 올감자만 주어 대부분 가정들이 감자로 끼니를 에우는 정도"라고 29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말했습니다.

그는 "노동자 일인당 하루 500g 기준으로 올감자를 받았는데, 웬만한 가정에서는 하루에 감자 두끼 먹고 사는 집들이 많다"고 말했습니다.

또, 배급받은 감자는 제일 큰 게 달걀크기였다고 말해 올해 북한의 가뭄상황이 심각했음을 실감케 했습니다.

북한은 평양시 중화군, 강남군 등 주변 협동 농장들에 올감자와 시금치 등 부식물을 심어 수확한 뒤, 평양시에 공급하는 체계를 세웠습니다.

하지만, 황해도 지방과 평양인근 농장들에서는 올해 5월부터 시작된 지독한 왕가뭄으로 감자가 말라 죽고, 논밭이 갈라지는 등 조기작물을 건질 수 없었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북한은 최근 연간 보통 식량이 떨어지는 7~8월에는 이곳 농장들에서 생산된 감자를 평양시민들에게 공급하고 있습니다.

한편, 새로운 경제개선조치가 나온다고 소문이 나면서 장마당 물가가 요동치기는 평양시도 마찬가지입니다.

한 주일 전에 평안남도 지방을 떠난 박모 주민은 "평양 장마당 쌀 가격이 1kg에 4천800~5000원을 했고, 돼지고기는 1kg에 만4천~만5천 원 정도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평양 장마당이나 국영상점에서도 공산품이 달러나 위안화로 거래되고 있다"며 "웬만큼 신을 만한 신발은 미화 20달러정도 줘야 할 만큼 월급으로 살아가는 시대는 완전히 끝났다"고 혀를 찼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국가에서 이제 새로운 경제조치가 나오면 노동자 월급을 10배 이상 올려준다는 이야기도 나온다"면서 "그렇게 월급을 올리면 또 쌀 값은 따라 올라가지 않겠냐"고 수군거린다고 민심을 전했습니다.

하지만, 북한 당국이 경제조치를 본격 실시하지 않고 계속 뜸만 들여 장사꾼들이 물건을 팔지 않아 백성들만 살기가 곤란하다고 그는 말했습니다.

주민들은 "경제조치를 하려면 빨리 하든가, 아니면 장사를 하도록 허용해줘야지, 물가가 불안정해 하루살이 하는 주민들은 넋을 잃고 있다"고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