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가을철을 맞으며 북한의 장마당들에서 식량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식량가격이 대폭 내렸는데도 생필품가격은 전혀 내리지 않고 있어 북한당국이 매우 당황스러워 하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전했습니다.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식량가격의 하락에 크게 고무되어있던 북한 당국이 최근 초조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장마당을 이대로 운영할 것인지, 아니면 사법당국을 동원해 장마당 가격통제에 나설 것 인지를 저울질 하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최근 연락이 닿은 자강도의 한 소식통은 “만포시 장마당에서 통 강냉이 가격이 kg 당 (북한 돈) 1천4백원으로 내렸다”며 “9월 초까지만 해도 kg 당 3천원이던 강냉이 가격이 절반 이하로 내리면서 다른 식량가격도 모두 하락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아직 가을걷이가 끝나지 않은 입쌀과 메주콩도 조만간 가격이 크게 내릴 것이라며 “가을걷이가 완전히 끝나는 11월 말쯤이 되면 강냉이는 최하 800원, 입쌀은 2천원까지 하락할 것”이라는 장마당 장사꾼들의 말을 그는 덧붙였습니다.
문제는 이렇게 식량가격이 전반적으로 내리고 있지만 생필품 가격은 끄떡도 않는 것이라는 얘깁니다. “다른 해 같으면 식량가격이 내리는데 따라 다른 생필품 가격들도 일제히 내렸는데 올해는 상황이 뭔가 좀 다른 것 같다”고 그는 언급했습니다.
이와 관련 양강도의 간부소식통은 “여태껏 중앙에서도 식량가격 상승이 다른 모든 생필품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는 것으로 판단해왔다”며 “하지만 식량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생필품가격이 전혀 내리지 않고 있어 불안감을 떨쳐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지금까지 북한 당국은 식량가격만 내려가면 다른 모든 생필품 가격들도 줄줄이 하락해 주민들의 생활이 많이 안정될 것으로 기대해왔다며 때문에 식량가격 하락에 최대의 관심을 돌려왔다고 소식통은 얘기했습니다.
사법당국도 생필품가격이 내리지 않을 경우 어쩔 수 없이 장마당에 개입해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그러나 사법당국이 장마당에 개입할 경우 큰 사회적 혼란이 일 수 있기 때문에 지금은 결과를 좀 더 지켜보는 중이라고 그는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양강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쌀값이 아무리 내려도 생필품가격은 절대로 내릴 수가 없을 것”이라며 “쌀은 국내에서 생산되는 것이지만 생활필수품들은 모두 중국에서 생산된 것이기 때문”이라고 그 원인을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중국에서 들여 온 생필품을 원가보다 낮게 팔수는 없지 않겠느냐?”며 “만약 생필품가격을 낮추기 위해 사법당국이 장마당에 개입하게 된다면 생필품 품귀현상이 나올 것 이고, 그러한 기회를 악용한 장사꾼들은 오히려 생필품 가격을 더 올리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