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농촌동원으로 장마당 시간 단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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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주민들이 평안남도 남포 들녘에서 모내기를 하고 있다.
북한 주민들이 평안남도 남포 들녘에서 모내기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앵커 : 북한이 농촌 총동원 시작과 함께 장마당 개장시간을 대폭 단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장마당 장사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서민들의 생계가 크게 위협받고 있다는 것이 소식통들의 전언입니다.

중국에서 김준호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북한에서 밥 숟가락 들 힘만 있는 사람이면 모든 주민이 농촌 일손 돕기에 나서야 한다는 농촌동원이 5월 초순 일제히 시작되면서 북한의 장마당 개장 시간이 크게 줄어들었다는 소식입니다.

최근 평안북도 주민소식통은 “농촌 동원 기간 장마당 개장시간은 대도시의 경우 오후 4시부터 저녁 9시까지이고 소도시 및 군소재지 장마당의 경우 오후 6시부터 저녁 9시까지로 조정되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습니다.

평상시 장마당 개장시간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으로 줄어들어 장마당이라기 보다는 반짝(벼룩)시장처럼 변한 겁니다.

소식통은 “해마다 농촌동원이 시작되면 장마당을 거의 폐쇄하다시피 해서 장마당 장사로 생계를 꾸려가는 서민들에 심각한 타격을 주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지역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모내기, 김매기가 끝나는 7월 중순까지 농촌동원이 이어지며 이 기간에는 달리기 장사꾼들도 활동을 못하기 때문에 장마당의 소규모 장사꾼들이 물건을 공급받지 못한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의 농촌동원이 시작되면 중국 변경지역의 무역상인들도 북한 대방들로부터 주문이 거의 끊겨 개점휴업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 단둥에서 오랜 기간 북한과 무역거래를 하고 있다는 장모 씨는 “북조선 농촌동원 기간에 파리 날리는 것은 해마다 겪는 일이지만 이미 보낸 물건의 대금을 받지 못해 공급업자로부터 결재독촉을 받는 게 가장 힘들다”고 말했습니다.

중국과 청진을 오가며 보따리 장사를 하는 화교 량모 씨는 최근 “농촌 동원이 시작되는 이달(5월) 초 중국에 나왔다”면서 “농촌동원이 끝나는 7월 초순경에나 북한에 다시 들어갈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의 농촌동원 기간에는 북-중 간의 보따리 장사들도 장사가 전혀 안 되기 때문에 장마당이 다시 정상화 될 때까지 중국의 친척집에 머물겠다는 얘깁니다.

이 밖에도 농촌동원 기간에는 북한 행정기관의 업무도 거의 정지되다시피 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평안북도의 행정기관에서 일하는 한 소식통은 “농촌동원 기간에는 공무원들이라고 예외가 될 수 없다”면서 “행정기관의 각 부서에는 한 명씩만 남아서 사무실을 지키는 수준”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 밖에도 농촌동원 기간에는 결혼식이나 회갑연도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동원기간을 피해 그 전후로 날짜를 조정해서 치르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주장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