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재국면 속 북한 내 위탁가공업 여전

의류 임가공 작업을 하고 있는 평양의 애국모란피복공장 근로자들.
의류 임가공 작업을 하고 있는 평양의 애국모란피복공장 근로자들. (사진-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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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도 불구하고 중국기업의 위탁을 받아 수행하는 임가공 기업이 북한 내부에 꽤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중국 료녕성 의류업계에 종사하는 한 중국 소식통은 “중국기업으로부터 1차 생산과정을 맡은 임가공 업체가 북한 내부에 상당히 많다”며 “대북 제재국면이지만, 위탁가공 업무에는 큰 지장이 없다”고 2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 기업의 위탁업무를 수행하는 북한 회사들은 대부분 피복공장이나 방직공장이며, 이들의 업무는 의류의 재봉, 단추와 쟈크 달기 등 수작업이 필요한 노동으로 알려졌습니다.

전기가 턱없이 부족한 북한에서는 대량 생산이 어렵기 때문에, 중국기업들은 1차 생산 과정을 거친 반제품들을 다시 중국으로 가져다 완제품으로 생산한다는 게 그의 설명입니다.

소식통은 “의류뿐만 아니라 가발제작도 북한에서 하는데 평안북도 지방에만 수십 곳이 넘는다”고 밝혔습니다.

가발제작도 손 노동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값싼 노동력을 활용하려는 중국 기업들이 북한의 해외인력수출 단위와 손잡고 일을 벌인다는 겁니다.

단동이나 동강에 있는 가발공장에서 완제품으로 생산하는데 이곳에서 일하는 사람들도 중국에 파견된 북한 여성 근로자들이라고 그는 지적했습니다.

북한 내 임가공 근로자의 수입과 관련해 평안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은 “임가공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한 달에 인민폐 200~300위안(30~50달러)가량 번다”면서 “이렇게 일이 있는 집 식구는 굶지는 않는다”고 언급했습니다.

그는 “임가공은 대부분 가족끼리 진행한다”면서 “공장에서 일감을 받아다 집에서 식구끼리 완성해서 갖다 바치고 할당량에 따라 돈을 받는다”고 최근 자유아시아방송에 말했습니다.

이처럼 북한에서의 임가공 사업은 2013년 중국 정부가 자국 기업들에 북한 내 임가공사업을 승인한 후 봇물을 이뤘습니다.

북중 경제협력사정에 밝은 한 중국인은 “중국 의류와 가발 공장은 대부분 한국인과 중국인이 합자하는 형태로 운영되는 데 북한 관리들도 이 사실을 뻔히 알면서도 외화벌이를 위해 모른 체 한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