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의 올해 농사작황이 예상수준을 넘어섰지만 유독 메주콩 농사는 시원치 않다고 북한 현지 소식통들은 말했습니다. 메주콩 할당량을 채우기 위해 군인들이 콩밭을 무차별적 습격하고 있어 협동농장과 주민들의 피해가 막심하다고 소식통들은 지적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인민군 병사들의 식생활 수준을 높이기 위해 북한당국이 꾸준히 추진하고 있는 사업이 메주콩 농사입니다. 북한당국은 매 군인들에게 과제를 주어 해마다 부업지에서 메주콩을 생산하도록 조치하고 있습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2천년 대 초반까지 매 군인 당 한해 메주콩 생산과제는 10kg이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2006년부터 30kg으로 과제량이 늘어난데 이어 김정은 제1위원장 집권 후부터 군인 1인당 메주콩 생산과제는 70kg으로 대폭 늘었습니다.
이와 관련 자강도의 한 소식통은 “국경경비대 한개 중대가 다루는 부업 밭은 3정보(3ha)가량”이라며 “한개 중대가 보통 67명인데 그만한 면적이면 1인당 70kg이라는 메주콩 과제는 별로 어렵지 않다”고 23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국경경비대 매 중대들은 3정보의 부업지에서 1정보는 군인들의 부식물인 남새(채소)를 심고 나머지 2정보에 메주콩을 심었다며 북한에서 정보당 메주콩 생산량은 잘 되면 5톤, 잘 안 돼도 3톤은 충분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그는 설명했습니다.
올해 북한의 식량생산량에 대해 현지 주민들은 지난해에 비해 소폭 늘어 난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하지만 메주콩만은 쭉정이가 많이 생겨 전국적으로 생산량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농업부문 간부들이 평가하고 있다고 그는 이야기했습니다.
한편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혜산시 주둔 10군단 경비중대의 경우 인원이 48명인데 메주콩을 심는 땅이 1정보에 불과하다”라며 “올해 경비중대의 메주콩 생산량은 1.6톤밖에 안 된다”고 최근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이는 매 대원들에게 할당된 한해 메주콩 생산과제의 절반도 못 되는 량이라며 할당된 량은 무조건 채워야 하기 때문에 군인들이 매일 밤 주변 협동농장들과 개인들의 뙈기밭을 습격해 메주콩을 약탈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그는 언급했습니다.
특히 소식통은 “전반적으로 메주콩 농사가 안 됐음에도 상부의 검열을 두려워 한 지휘관들이 할당량을 채우기 위해 무작정 병사들을 내몰고 있다”며 “지휘관들에게 내몰린 병사들이 협동농장과 주민들의 밭을 습격해 많은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