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외화벌이 급해 북부 윤환선 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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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백두산관광 사업을 서둘러 시작하기 위해 김정은 정권이 김일성 시대부터 숙원이었던 북부 윤환선 철도를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근 착공식을 가진 '백두산관광철도'는 기존의 철길을 일부 확장-보수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의 언론들은 4일 양강도 혜산시에서 삼지연군까지 연결하는 철도건설이 시작됐다며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전의 뜻이며 간곡한 유훈인 ‘위연-못가’ 사이의 좁은 철길을 넓힐 것을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지시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런 선전과 관련해 북한 현지 소식통들은 “중앙이 김일성과 김정일의 유훈을 왜곡하고 있다”고 김정은 제1비서를 강하게 비난했습니다. 김일성 시대부터 계획됐던 철도건설은 기존의 ‘위연-못가’ 사이 철길재건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고 소식통들은 주장했습니다.

7일 자유아시아방송과 연계가 닿은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애초 ‘백두산관광철도’는 1990년 김일성이 제안했고 1992년에 기초 설계를 마쳤다”며 “김정일 시대에 보완된 ‘백두산관광철도’ 노선을 보면 지금의 노선과는 완전히 다르다”고 지적했습니다.

김일성 시대에 설계된 ‘백두산관광철도’는 기존의 ‘위연-못가’ 사이가 아니라 ‘혜산-무산’사이로 자강도 만포시에서 시작돼 양강도 혜산시에서 끝나는 ‘북부 내륙선 철도’를 함경북도까지 연결해 마무리하는 윤환선 공사였다고 그는 설명했습니다.

또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김일성 시대 압록강을 따라 설계된 ‘백두산관광철도’를 양강도 운흥군 대진평역에서 삼지연군 중흥 등판을 가로지르도록 재설계해 중국 쪽에서는 전혀 관찰할 수 없도록 수정했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10일 양강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위연에서 삼지연 못가까지만 연결하는 철도는 ‘고난의 행군’시기 파괴된 구간을 확장 복구하는 것으로 비용이 얼마 들지 않는다”며 “이 공사는 김일성과 김정일이 애초에 구상한 ‘백두산관광철도’노선에 비해 훨씬 축소된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김일성 주석도 그래, 김정일 국방위원장 역시 북한 내륙의 경제발전을 위해 양강도에서 함경북도를 잇는 ‘백두산관광철도’ 공사를 매우 중시했고 이를 반드시 실현해야 할 중요한 유훈으로 남겼다고 소식통은 언급했습니다.

그러나 김정은 제1비서는 비용과 시일이 많이 드는 ‘백두산관광철도’보다 외화벌이를 위해 단기간에 복구 가능한 삼지연지구 철도공사를 택했다며 여기에 선대지도자들의 ‘유훈’을 가져다 붙인 것은 대단히 불손한 행동이라고 질타했습니다.

양강도의 한 철도부문 관계자도 “‘백두산관광철도’는 북부내륙을 하나의 고리로 잇는 철도공사로 언젠가는 반드시 해야 한다”며 “그런데도 ‘백두산관광철도’를 외면한 채 삼지연지구 철도공사에만 매달리는 이유를 알 길이 없다”고 의문을 남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