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분배투명성 보장 등 변화 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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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북한이 외부 세계의 지원 활동에 대해 분배를 직접 할 수 있게 하거나 분배 지역을 선택할 수 있게 하는 등 민간 단체들의 지원활동에 다소 개방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국제사회가 북한의 식량 분배 감시(모니터링)를 강화하고 분배의 투명성 보장을 강조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북한의 조치로 해석되는데요.

정보라 기자가 전합니다.

올 여름 북한을 방문해 식료품과 의약품 등을 지원하고 온 미국의 민간단체 관계자들의 반응은 하나같이 지원 물품을 받아들이는 북측의 태도가 예전과 달라졌다는 것입니다.

미국과 한국의 기독교인으로 구성된 한 민간단체는 지난 8월 북한에 옥수수 3만 달러 어치를 지원할 때 지원 대상 지역을 직접 선택해도 좋다는 제안을 북측으로부터 받았다고 전했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이 단체 관계자는 "여름철 물난리를 겪은 수해지역을 중심으로 지원하려던 당초 계획을 밝혔고, 추가로 교회에 지원하고 싶다는 뜻을 전하자 북측에서 봉수교회를 선정해 줬다"고 최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말했습니다.

그는 이어 매년 북한을 방문하다시피 하는데 올해처럼 북한이 지원 대상 지역을 직접 결정할 수 있도록 제안한 것은 처음이라며, "심지어 연고지가 있는 곳에 지원해도 좋다"는 제안까지 받았다고 덧붙였습니다.

지난 6월 북한의 나진•선봉 지역의 탁아소에 밀가루와 종합비타민, 아스피린 등을 지원한 '사랑의터키 한미재단'측도 북측이 예년에 비해 분배의 투명성에 대해 신경쓰는 분위기였다고 전했습니다.

15년째 북한을 지원해 온 '사랑의터키 한미재단'의 전상복 대표는 "지원 물품이 탁아소의 어린이들에게 제대로 전달되는지를 사진 찍어 미국의 후원자들에게 보여줘야 한다고 했다니 북한 당국이 허용했다"고 방북 후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힌 바 있습니다.

전상복 대표

: 모니터링에 방해를 전혀 받지 않았고. 자칫 쌀의 양이 많기라도 하면 군량미로 들어가겠지만, 우리가 전달한 것은 밀가루이고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저희들이 갖다 준 것이 100% 전달된 것은 확실합니다.

이들 민간단체 관계자들은 지원 물품을 받아들이는 북한의 태도가 최근 달라진 것이 요즘 국제사회가 북한에 분배의 투명성을 재차 요구한 데 따른 조치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모니터링, 즉 분배 감시를 전제조건으로 지원하는 국제기구들은 최근 북한에 진정성 있고 한층 강화된 모니터링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은 지난 2월 강화된 모니터링을 실시한다는 데 대해 북한과 이미 합의했고, 유럽 연합 집행사무국도 이에 준한 식량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