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중국에 있는 북한 무역주재원들은 본국 소환명령을 가장 두려워 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오히려 소환명령을 받아 귀국하기를 원하는 주재원들도 적지않다는 소식입니다.
중국에서 김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중국 변경도시의 한 대북 소식통은 최근 “오랜 세월 교류를 해온 북한무역주재원이 소환명령을 받아 가족과 함께 아주 귀국하게 되었다고 해서 식사초대를 했다”면서 “본국에 귀국하게 된 사람이 예전의 다른 사람들과 달리 귀국자체를 반가워 하고 있어 놀랐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귀국을 앞 둔 무역일꾼이 만나자마자 밝은 표정으로 인사를 건네더니 홀가분하게 잘 되었다면서 전혀 섭섭해 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날 대부분의 귀국자들은 아쉬움에 눈물을 보이거나 표정이 어둡고 침울했기 때문에 무슨 말로 위로를 할까 궁리하고 나갔는데 막상 만나고 보니 표정이 아주 밝더라는 겁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이 사람이 중국도 (경기침체로) 경제가 안 좋고 더군다나 온 세계가 우리(북한)를 제재한다고 난리를 치고 있는데 외화벌이 사업을 무슨 수로 잘 할 수 있겠는가” 라면서 “차라리 그만 들어 오라고 하니 오히려 마음이 가볍다고 털어 놓았다”고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다른 무역 주재원들 속에서도 이와 비슷한 분위기를 감지할 수 있다”면서 “그토록 귀국명령을 피하려고 온갖 애를 쓰더니 들어오라는 명령을 반기게 된 무역 주재원들의 요즘 심정을 충분히 이해할만 하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무역주재원들은 외화벌이 사업이 안돼서 본국에서 요구하는 송금액을 채우지 못하면 ‘충성심’ 운운하며 질책을 당하는 것을 가장 두려워하고 있으며 자칫 운이 나쁘면 정치범으로 처벌될 가능성도 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사업차 평양을 자주 드나드는 또 다른 중국 소식통은 “북한 무역회사 내부에서도 해외(중국) 무역 주재원으로 나가기를 원하는 사람들이 크게 줄었다”면서 “이는 송금액을 채우지 못할 경우, 문책을 당해 자신은 물론 가족까지 큰 곤욕을 치르게 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해외 무역주재원으로 마땅한 사람을 찾기가 어려워진 탓인지 최근에는 예전에 나왔다가 귀국했던 사람이 다시 파견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면서 “과거 무역주재원 경쟁이 치열하던 때는 이런 경우는 거의 보기 어려웠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밖에도 소식통은 “유엔 대북 제재가 시작된 이후 본국으로 송환된 무역 주재원들보다 새로 나오는 주재원들의 숫자가 적은 것으로 보인다”면서 “대북제재로 인해 북한의 무역거래량이 줄어든 때문으로 짐작된다”고 분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