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이 지난 11일 남한의 분유 지원을 거부했습니다. 남한 통일정책에 대한 불만의 표시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노재완 기자가 보도합니다.
남한의 대한적십자사가 인도주의 차원에서 북한에 분유 25톤을 지원하겠다는 뜻을 전했지만, 북한 당국의 거부로 무산됐습니다.
대한적십자사가 분유를 보내겠다고 한 것은 지난 11일입니다. 통지문은 판문점을 통해 전달했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대한적십자사의 통지문을 수령하지 않았고, 지원을 거부한 이유도 밝히지 않았습니다. 분유는 영양부족에 시달리는 북한 어린이들을 돕기 위한 것입니다.
대한적십자사는 북한이 분유를 받지 않았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통지문 자체를 받지 않은 것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입니다.
통일부의 한 관계자는 “분유 지원이 북측 주민에게 도움이 되기를 기대했지만, 북한 당국이 이를 거부한 것은 매우 유감스럽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대북 전문가들 사이에선 남한의 통일정책에 대한 북한 당국의 불만 표출이라는 시각이 많습니다.
실제로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해 신년사에서 ‘통일대박’을 얘기하고, 독일 드레스덴에서 한반도 통일을 위한 구상을 발표한 이후 북한은 남한에서 보내는 지원물품을 거의 받지 않고 있습니다.
특히 드레스덴 선언이 결정적이었습니다. 북한이 드레스덴 선언의 배경에 대해 동독이 서독에 흡수통합된 독일 통일 방식을 남측이 추구하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강영식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사무총장 : 작년 드레스덴 선언 이후 북한이 민간 차원의 지원도 거부하고 있는 상황인데요. 일단 북한은 남한 정부가 대북 인도적 지원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한편, 남한의 이번 분유 지원은 대한적십자사 여성봉사특별자문위원회가 모금한 재원으로 마련됐습니다. 여성봉사특별자문위원회는 지난 2009년에도 북한에 20톤의 분유를 지원한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