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택 실각설, 북 농업개혁 적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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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평양 대동강 기슭에 새로 건설된 국가과학원 중앙버섯연구소에서 연구원들이 일을 하고 있다.
북한 평양 대동강 기슭에 새로 건설된 국가과학원 중앙버섯연구소에서 연구원들이 일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앵커 : 북한 개혁을 주도해온 것으로 알려진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의 실각설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북한의 만성적인 식량 부족 문제를 해소할 것으로 기대되던 농업 개혁의 시행 시기와 속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했습니다.

김진국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과 한국의 북한 농업과 식량문제 전문가들은 북한이 농민에게 생산한 만큼 소득을 보장하겠다는 농업개혁의 시행을 미루고 있는 가운데 최근 급변하는 북한의 권력 지형도가 농업개혁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미국 터프츠대학의 패트릭 웹(Patrick Webb) 식량,농업 정책대학 학장도 개혁 지지 세력을 대표하는 것으로 알려진 북한내 권력 2인자의 실각이 북한 사회 전반의 개혁 동력을 상실하게 할 수 있다고 4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보낸 전자우편에서 밝혔습니다.

미국 국제개발처가 2011년 작성한 북한에 대한 식량지원 평가서에 참여했던 웹 학장은 개혁에 대한 속도조절 필요성이 강조될 경우, 농업 개혁도 정책의 우선 순위에서 밀릴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습니다.

농업 생산성을 높이려면 북한 당국이 농민에게 농자재를 충분히 공급해야 하지만 자체적으로 생산할 능력이 없는 북한은 중국이나 외부의 투자나 지원을 기대해야 하는데 그 역할을 맡아온 장 부위원장의 빈자리가 클 수 있다고 웹 학장은 전망했습니다.

북한 농업전문가인 한국 농촌경제연구원의 권태진 선임연구원은 농민에게 일한만큼 대가를 주겠다는 일명 6.28농업 개혁 조치가 북한의 일부 지역에서만 시범적으로 시행됐다고 4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말했습니다.

권태진 선임연구원: 지난달 29일 공개된 유엔의 북한 작황보고서를 보면 6.28 조치가 일부 지역에서 시범적으로 운영됐지만 전면적 시행은 되지 않았습니다. 내년에는 시범적인 농업 개혁 조치가 확대 될 것이고 이런 조치들이 생산자인 농민들에게 농산물 생산량을 늘리려는 동기를 부여할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의 대표적인 개혁지지 세력으로 알려진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 한국 국가정보원이 파악한 것처럼 실각했다면 농업개혁의 시행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권 연구원은 우려했습니다.

권태진 선임연구원 : 장성택은 경제 분야에서 대표적인 개혁 지지 세력이었습니다. 장 부위원장이 권력의 중앙무대에서 사라진다는 것은 개혁 방향으로 나오는 것에서 뒤돌아 가는 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북한에서 수집한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된 유엔의 북한 작황 보고서는 북한의 올해 곡물 수확이 지난해보다 약 13만톤 늘 것으로 전망했지만 만성적인 식량 부족을 해소할 농업 개혁은 아직 시행되지는 않고 있다고 파악했습니다.

유엔 산하 식량농업기구(FAO)와 세계식량계획(WFP)이 지난주 공개한 ‘2013 북한 작황보고서’는 2013년 가을부터 내년 봄까지 북한의 곡물 생산량은 도정한 쌀 약 190만 톤, 옥수수 225만 톤, 감자 50만 톤 등 약 503만 톤으로 지난해에 비해 5% 증가할 전망이라고 밝혔습니다.

유엔의 보고서는 북한의 곡물 생산 증대를 위해서 재배 면적을 최적화하고 비료를 비롯한 농자재 공급을 확대 할 것을 북한 당국에 권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