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당국이 평양시에 있는 매장, 매대들을 일체 점검하고, 내외부 장식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도시 미관을 해친다는 이유 때문이라는 데요.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양역과 길거리 옆에서 편의점 역할을 해온 매장, 매대들이 평양시당국의 리모델링, 즉 내부장식 공사 성화에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평양시 당국이 도시 미관을 해친다고 개인들이 운영하는 매대들에 리모델링을 지시했기 때문입니다.
최근 중국 길림성 지방에 여행 나온 한 평양 주민은 "현재 평양 역전과 서평양역 사이 도로 양측에 즐비하던 매대들이 내외부 장식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도시 미관을 해친다고 시 당국이 일체 점검하고 있다"고 13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그는 "혁명의 수도 평양에 개인 매대가 너무 무질서하게 난립했다는 김정은의 비판 지시가 내려오고, 시 당국은 도시 기준에 맞지 않게 꾸려진 매장들을 철거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시당국의 요구조건도 상당히 이색적이라고 하면서, "십자도로 옆에 위치한 매대는 지붕이 하늘로 날아 올라가는 듯한 모양으로 만들라고 하는가 하면, 건물 내에 위치한 매대는 무조건 타일을 붙이고 바닥을 개조하라고 포치(지시)하는데 수리비만 해도 자그마치 3천 달러나 든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매장 주인들은 하루 종일 나와서 벌어봐야 인민폐 50위안(10달러)도 벌기 힘든데 3천 달러가 넘는 수리비용을 어떻게 감당 하냐며 시당국의 조치에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북한에서 매대는 1990년대 식량난 시기에 전국 도처에서 급속히 생겨났습니다.
기차 역전이나 십자도로 등 사람들의 발길이 많은 곳에 이동식 매대가 등장하는가 하면, 일부 주민들은 자기 집 창고를 수리하고 거기에 매대를 설치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개인 매대들은 식량난이 완화되던 2000년에 들어서면서 대거 철폐되거나, 회수되어 국가 유공자나 생활이 어려운 사람들에게 넘겨지는 등 몇 차례 조정을 겪었습니다.
하지만, 돈이 좀 있는 사람들은 국가 상업망에 이름을 걸어놓고 매대를 차지하고 장사하기 시작했습니다.
북한당국이 이처럼 개인 매대 정리를 지시한 것은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의 유럽식 도시미화 정책의 일환으로 알려졌습니다.
김 제1위원장은 집권이후 평양시 곳곳에 녹지를 조성하게 하고, 40층 고층 아파트를 짓게 하는 등 유럽식 도시 꾸리기를 부쩍 강조하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북한당국이 도시 미화를 빌미로 개인들의 안정된 수입이 보장되는 매대에 대한 통제권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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