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중국에 진출한 북한 식당들이 경기불황에 따른 극심한 영업부진에도 철수하지 않고 버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식당을 비롯한 대형식당들이 줄줄이 문을 닫는 것과 대조되는 현상인데 어떤 비결이 있는지 중국에서 김준호 특파원이 알아보았습니다.
경기불황과 중국 정부의 공직자 사치생활 금지 분위기와 맞물려 중국의 고급 식당들이 된서리를 맞고 있습니다. 북한의 중요한 외화벌이 창구인 중국 내 북한식당들도 불황을 피해가기는 어려워 극심한 영업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최근 중국 내 북한식당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단둥의 ‘평양고려관’에서 식사를 하고 왔다는 조선족 사업가 김모 씨는 “그 넓은 식당에 손님이라고는 우리를 포함해서 다섯 상(테이블)밖에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이처럼 영업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데도 중국 내 북한식당들은 오히려 시설과 규모 및 그 수를 늘리고 있어 사람들의 고개를 갸우뚱하게 하고 있습니다
반면에 중국 내 대도시에서 영업하는 한국식당들은 불황과 건물 임대료 상승으로 적자를 견디다 못해 문을 닫는 곳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얼핏 이해하기 어려운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중국의 한 대북 소식통은 “중국에 진출한 대부분의 북한식당들은 건물주로부터 임대료를 면제받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식당을 개업할 때부터 건물주와 합작형태로 시작하거나 건물주에게 북한과의 교역에서 특혜를 주는 방식으로 임대료를 면제받는다는 것입니다.
북한식당들이 들어선 건물의 임대료는 년간 수십만 위안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식당에서 일하는 복무원들의 임금은 중국식당 인건비의 4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고 그나마도 이런저런 이유를 들어 제때에 지급하지 않기 때문에 북한식당들은 인건비 부담도 없다고 대북소식통은 강조했습니다.
한 마디로 북한식당들은 식당운영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임대료와 인건비 부담이 없으니 웬만한 불황은 견뎌낼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그러나 북한의 주요 외화수입원인 중국 내 북한식당들이 영업부진으로 해서 본국에 이익금을 송금하지 못하게 되면서 북한식당 지배인들이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북한식당 지배인과 잘 알고 지낸다는 단둥의 한 조선족 사업가는 “불황으로 이익금을 송금하지 못하는 사정을 뻔히 알면서도 본국에서 외화송금을 독촉해 식당 책임자들이 엄청난 압박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한편 앞서의 중국 내 대북소식통은 “북한과 중국의 관계악화가 북한식당의 영업부진에 일조하고 있다”면서 “아무리 불황이라고 하지만 중국의 관리들이 북한식당 출입을 극도로 꺼리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