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가을철을 맞아 평양시내 결혼전문 식당들이 일대 호황을 맞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평양의 한다하는 부유층들은 외화로 식당을 예약하고, 고객을 치르는 데 미화 수천 달러를 소비한다고 합니다.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소비수준이 향상되면서 평양시 부유층들의 결혼식 관행도 점차 한국식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중국에 머무르고 있는 한 평양 주민은 "가을에 접어들면서 결혼식장을 예약하는 젊은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면서 "웬만한 사람들은 집에서 하지 않고 대부분 식당에서 식을 올린다"고 23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이 주민은 "경흥관을 비롯한 결혼전문 식당에서는 100명 기준으로 예약을 받는 데, 음식은 한 사람당 5달러씩 계산하고 가지수는 7~8가지로 해주는 데 음식도 맛있고 양도 괜찮게 나온다"고 언급했습니다.
이 주민에 따르면 결혼전문식당은 방 하나가 100명 을 수용할 수 있게 설계되어 있어 미화 500달러를 들이면 웬만한 대사를 치를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하지만, 이보다 규모가 훨씬 큰 호텔이나 중구역 민속식당에서 대사를 치르자면 최고 3천 달러 이상 써야 한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그는 "결혼식장을 빌린 주최 측에서는 예약된 2~3시간 동안 신랑 신부에게 노래도 시키고, 춤도 추면서 이 과정을 녹화기로 촬영까지 해두기 때문에 젊은 세대들 속에서 상당히 호응이 좋다"고 말했습니다.
또 결혼식장에 유명한 연예인들을 초청해 사회를 보게 하고, 노래도 부르게 하는 데, 어느 집이 더 유명한 가수나 연예인을 초청하는 가에 따라 집안의 위세가 드러난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계속하여 주민 소식통은 고위 간부들은 결혼식장에서 식을 마친 뒤에도 집에서 따로 손님을 치르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지나치게 사치스럽다는 외부의 시선을 피하기 위해서라고 지적했습니다.
이 주민은 "평양 부유층 세대의 결혼관이 한국식으로 세련되게 변하고 있다"며 "이처럼 수요가 많아지자, 일부 편의봉사 기관들은 식당을 결혼식장으로 개조하는 등 돈벌이에 뛰어들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5년 전에 탈북한 평양 출신 남성은 "몇 년 전만해도 문수결혼전문식당에서는 음식을 따로 해주지 않고 상 하나에 북한 돈 10만원씩 받고 음료수만 배치해주었는데, 지금은 음식도 다 해주기 때문에 주인들이 할 일이 별로 없을 것 같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