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투자 독일기업, 잇따라 사업 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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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에 공장을 지어 직접 진출했던 독일, 즉 도이췰란드 기업들이 최근 잇따라 철수하는 등 서방의 대북 투자에 대한 관심이 시들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박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독일 로베르 작센 주에서 목재 창문을 주로 취급하는 온라인 (플랫폼) 소매 업체를 운영하는 독일 사업가 폴커 엘뢰서 씨.

그는 북한에 진출한 첫 서양 벤처기업인 노소텍 (북한명 제일정보기술합영회사) 사장으로 더 유명합니다.

2008년 설립된 노소텍은 현재 30명 이상의 북한 인력을 고용중이며 지난해 말 평양을 배경으로 자동차 경주를 펼치는 북한의 첫 온라인 게임을 개발하기도 했습니다.

효과음 : 평양레이서

엘뢰서 씨는 최근 독일의 공영방송인 도이체벨레에 북한의 정보기술 인력은 매우 우수하지만 북한에서 사업을 꾸려 나가기가 만만치 않다고 털어놨습니다.

북한 사회의 폐쇄성 탓에 정보기술 개발자들이 주 고객인 서양인들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어 어려움이 많다는 겁니다.

그는 낮은 임금으로 북한에서 얼마간 이익을 남기긴 하지만 ‘의사 소통의 장벽’을 허무는 데 많은 비용이 드는 탓에 이익이 많지 않다고 털어놨습니다.

이 방송은 노소텍의 경우 북한의 성장 잠재력을 보고 장기 투자에 나선 경우지만, 대북 투자에 나섰던 독일 기업이 몇 년 새 잇따라 북한에서 철수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2007년 유럽기업 중 최초로 북한 개성공단에 진출했던 독일 프레틀 그룹은 이 방송에 대북 사업을 접기로 결정한 뒤 베트남, 즉 윁남으로 공장을 이전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2008년 북한에 진출했던 독일 의류업체인 게리 베버도 결국 3년 만에 북한 내 의류 생산 시설을 모두 철수했습니다.

독일 무역투자청은 대북 투자에 따르는 위험이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커 독일 내 기업인들 사이에서 북한이 투자처로 별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전기, 물 등 기반시설이 부족한 데다 투자자 보호를 위한 법규도 충분치 않다는 겁니다.

여기다 독일 기업이 유럽연합 주도의 대북 경제 제재를 피해가면서 북한과 사업을 하기가 쉽지 않다고 무역투자청 관계자는 지적했습니다.

이런 분위기 탓에 투자 이외의 양국 간 교역 규모도 지난해 10%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