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로이터재단에 식량지원 호소

유럽연합 산하 유럽위원회 인도지원기구가 식량을 나눠주고 있다.
유럽연합 산하 유럽위원회 인도지원기구가 식량을 나눠주고 있다. (EC/ECHO/Daniela Cavi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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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당국이 인권 등 국제적 사안에 관여하는 영국의 톰슨 로이터재단에 최근 전자우편을 보내 대북 식량지원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자세한 소식을 양성원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북한 외무성 산하 조선경제무역정보센터의 황현철(Hwang Hyon Chol) 소장은 지난주 영국 톰슨 로이터재단에 전자우편을 보내 북한에 대한 식량지원을 호소했다고 로이터재단 측이 6일 밝혔습니다.

이 재단의 발렌타인 에만(Valentine Eman) 공보국장은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황 소장이 모니크 빌라(Monique Villa) 재단 대표(CEO)에게 전례 없이 직접 전자우편을 보내 북한의 심각한 식량난을 해소할 수 있도록 도움을 요청했다고 말했습니다.

로이터재단은 500여 개의 국제구호 기관에 인도주의 관련 뉴스를 무료로 공급하는 '얼러트넷(AlertNet)'이라는 비영리 통신사를 운영하고 있는데 로이터재단이 이 통신사를 통해 북한의 식량 문제를 전 세계 인도주의 기관에 널리 전파해 줄 것을 북한 측이 요청했다는 것입니다.

구체적으로 황 소장은 전자우편에서 원산과 사리원의 고아원 어린이 등이 먹을 게 없어 굶주림에 허덕이고 있다면서 북한은 로이터재단 혹은 재단 측이 소개해 준 다른 구호기관으로부터 식량 지원을 받길 원한다고 말했습니다.

(As no less people including children in orphanages in Wonsan, Sariwon etc. and researchers in research institutions face a serious problem arising from lack of food, we are seeking food aid either from your Foundation or international charities introduced by you.)

황 소장은 전자우편에서 북한이 6월 말 현재 수십만 톤의 식량이 부족하다면서 늦어도 8월 말까지 쌀과 밀, 옥수수, 콩 등 종류의 상관없이 어떤 곡식이라도 지원해 달라고 로이터재단 측에 호소했습니다.

(The quantity of needed food compiled till now amounts to 100 thousands tonnes (sic) no later than end-August and any species of cereals including rice, wheat, maize, beans etc. is needed.)

황 소장은 또 로이터재단 대표단이 북한을 직접 방문해 북한의 식량 상황을 직접 조사할 수 있도록 이들에 대한 초청 의사를 밝히기도 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로이터재단의 에만 공보국장은 독재국가인 북한에 대한 식량지원은 분배감시 문제로 인해 미국과 한국 뿐 아니라 로이터재단에서도 민감한 사안이라면서 현재 재단 내에서는 북한 측 전자우편과 방북 초청에 대한 대응책을 논의 중에 있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