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의 장마당에서 중국남부지역에서 생산된 남방 미가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비록 밀거래를 통해 유입되었지만 남방 쌀 덕분에 장마당 쌀값이 안정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중국에서 김준호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북한의 장마당에서 거래되고 있는 중국 쌀은 주로 국경지역을 통해 불법 유입되는 동북지방에서 생산된 쌀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들어 중국 남방지역에서 유입된 쌀이 북한 장마당에서 많이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북-중 접경지역인 중국 랴오닝성(요녕성)과 지린(길림)성 지역에서조차 구경하기 어려운 중국 남방 쌀이 북한 장마당에서 거래되고 있다는 소식은 매우 의외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최근 중국에 나온 평양주민 소식통은 “장마당에서 거래되고 있는 중국 쌀은 대부분 하북(성)쌀, 하남(성) 쌀, 호남(성)쌀 등으로 구분 지어서 판매되고 있다”면서 “중국 쌀 중에서 최고로 치는 쌀은 흑룡강(성) 쌀”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했습니다.
이처럼 중국 동북 3성의 생산품이 주류를 이루던 장마당의 중국 쌀에 남방 미까지 끼어들어 다양하게 거래되고 있는 것은 평양 외에도 변경도시인 신의주에서도 비슷한 현상으로 알려졌습니다.
신의주의 한 주민도 이 같은 소식을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하면서 “조국(북한) 쌀은 쌀에 뉘가 많이 섞이고 돌도 많아 형편이 나은 사람은 중국 쌀을 사서 먹는다”면서 “장마당에서 거래되고 쌀 중에 중국 쌀이 거의 반을 넘는다”고 말했습니다.
중국 당국은 쌀 수출을 엄격하게 통제하고 있기 때문에 장마당에 나온 중국 쌀은 대부분이 밀무역을 통해 북한에 유입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 때문인지 실제로 북한 장마당에서 거래되고 있는 쌀 가격과 중국 내 쌀 소비자가격에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앞서의 평양 주민 소식통은 “중국에 나와보니 쌀 가격이 평양 쌀 가격과 큰 차이가 없다” 면서 “지금 평양에서는 돈만 있으면 쌀을 구입하는 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중국의 한 대북 소식통은 “금년 들어 북한의 장마당 쌀 가격이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있다”면서 “이는 중국에서 밀무역을 통해 많은 양의 쌀이 유입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고 여기에 힘입어 장마당 쌀값이 안정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습니다.
그는 또 “북한에서 쌀 다음으로 많이 소비되는 밀가루는 중국에서 아무런 통제 없이 수출하는 품목이고 실제로 많은 양이 북한에 들어가고 있다”면서 “일부 극빈층의 식량난은 여전하지만 과거 북한이 시장을 통제하던 때의 심각한 식량난은 어느 정도 해소되었다”고 판단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