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수확 철에 접어들면서 북한 장마당 쌀값이 하락하는 등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습니다. 때를 같이해 세계 곡물가격도 5개월째 연속 하락하면서 북한의 쌀 값 안정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가을을 맞아 장마당 쌀값이 소폭 하락하는 등 주민들의 근심을 덜어주고 있습니다.
최근 평안남도에서 중국에 방문 나온 한 주민은 "요즘 평성과 순천 등 지방의 도시 장마당에서 좋은 쌀은 1kg에 5천 원대에 거래되고 있지만, 중국산과 묵은 쌀은 4천 원대까지 떨어졌다"고 7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말했습니다.
올해 북한 농촌에서 전면 실시된 분조관리제의 덕택으로 농민들의 생산의욕이 향상된 결과, 쌀 생산이 늘어났을 거란 기대 심리와 함께 올해 예상수확고 판정이 높게 평가된 점이 쌀 값 안정에 기여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는 "국수 장사꾼들이 딸따리(리어커)에 국수를 싣고 다니며 1:1로 옥수수와 바꾸어 주어 요즘에는 강냉이밥을 먹지 않고 쌀과 국수로 끼니를 에우는 가정들도 꽤 늘어났다"고 말해 주민들의 식량 상황이 어느 정도 완화되었음을 시사했습니다.
이렇게 되자, 일부 식량 되거리 상인들 속에서는 곡물투자를 놓고 저울질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주민은 "지금 인민폐 100위안이 북한 돈 8만 6천원에 거래되는 데, 이 돈으로 쌀 한말(15kg)을 살 수 있는데, 그러면 괜찮은 가격"이라고 평가했습니다.
하지만, 매해 쌀이 눅을 때 사들였다가 겨울에 팔아 폭리를 취했던 되거리 상인들은 지금 쌀을 사야 할지 말아야 할지 망설이고 있다고 그는 지적했습니다.
그는 "쌀 상인들은 올해 초에 군량미가 풀리면서 쌀값을 잡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여전히 북한 내 식량 수급이 불안하다고 타산하고 있다"면서 "문제는 올해 농사가 얼마나 잘됐는가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북한 내부 주민들과 연락을 취하고 있는 탈북자 이세환(가명) 씨도 "김정은 정권이 올해 초에 군량미를 풀면서 주민들 속에서 인기를 회복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세환: "배급은 주고, 식량 가격이 좀 내려가니까 일단 김정은에 대한 신뢰도가 좋아졌어요. 주민들도 이제 좀 달라지지 않겠는가고 기대하면서..."
이 씨는 김정은 정권이 단기전에 대비해 전시예비물자 기간을 대폭 축소하면서 군량미 비축량도 줄어든 것으로 안다면서 군량미에 대한 농민들의 부담이 줄어들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최근 5개월 동안 세계 곡물가격이 연속 하락하는 것도 북한의 쌀 값 안정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6일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발표한 데 따르면 9월 식량가격지수가 전월보다 1.1%떨어진 199.1를 기록해, 국제시장에서 쌀과 옥수수 등 곡물가격이 여러 달째 하락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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